중고거래 1위 '번개장터' 560억 유치…개인 취향 맞추는 '리셀 시장' 키운다

입력 2020-03-19 17:19   수정 2020-03-20 02:03

국내 중고거래 시장은 2008년 4조원에서 현재 20조원 규모로 10여 년 새 다섯 배가 될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 국내 1위 중고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가 19일 56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번개장터는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국내 개인 간(C2C) 시장이 직거래 중심의 중고거래에서 한 단계 나아가 개인의 취향까지 맞춰 주는 리셀(되팔기) 시장으로 도약하도록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신규 투자 유치는 지난 1월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가 번개장터 경영권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공동 투자로 참여한 이후 첫 대규모 투자다. BRV캐피탈매니지먼트, 베이스인베스트먼트-에스투엘파트너스, 미래에셋벤처투자, 미래에셋캐피탈,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가 참여했다.

투자자들은 업계 최고 수준인 번개장터의 거래 규모와 높은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번개장터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엔 월 거래액이 1000억원이 넘었고 자체 개발한 안심결제 서비스인 번개페이의 월 거래액은 100억원을 웃돌았다. 광고 상품과 안심결제 등 수익 모델 다각화를 통해 중고거래 수익성에 대한 가능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투자업체 관계자는 “이미 해외에선 명품이나 한정판 등 소장 가치가 있는 상품에 대한 리셀 시장이 발전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번개장터가 리셀 시장의 선두로 소비자 규모와 상품 다양성 측면에서 준비가 잘돼 있고 경영진 비전도 명확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번개장터의 주축은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로 전체 사용자의 80%를 차지한다. 중고거래를 ‘알뜰 소비’가 아니라 ‘트렌디한 소비’로 여기는 이들의 인식 변화도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거래되는 물품이 한정판 상품, 절판된 책, 연예인 굿즈(관련 상품), 수공예품, 빈티지 등으로 다양해진 것은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다.

이재후 번개장터 대표는 “자신만의 취향과 가치 만족을 위해 구매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된다면 중고거래를 포함한 개인 간 거래 시장이 더 성장할 것”이라며 “번개장터는 선도 업체로 이 같은 변화를 주도하며 중고거래 과정에서 최선의 사용자 경험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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