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호 코람코자산신탁 사장 "주유소리츠 8월께 상장…코람코 강점 살릴 것"

입력 2020-03-19 17:45   수정 2020-03-20 02:42

지난해 패션기업 LF에 인수된 코람코자산신탁이 올해 재도약에 나선다. 주유소 리츠(부동산투자회사)를 공모 상장하고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도 확대한다. 정준호 코람코자산신탁 대표(57·사진)는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리츠 시장을 선도해온 노하우를 활용해 공모리츠를 선보이는 등 게임 체인저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고시 31회 출신인 정 사장은 재무부, 금융감독위원회 등을 거쳐 2003년 코람코 부사장으로 부임했다. 2009년부터 4년간 대표를 맡은 뒤 삼성화재와 삼성카드로 옮겼다가 지난해 다시 코람코로 돌아왔다.

정 사장은 올해 부동산시장에 변수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시장은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주택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정부 규제로 지역별 차별화 현상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 사장은 신탁 부문은 전국 44개 현장을 원활하게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함께 차입형 관리신탁은 지방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수도권에서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선별 수주할 방침이다. 100% 자회사인 코람코자산운용을 통해 펀드 형태로 부동산 상품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코람코의 리츠와 부동산 펀드 운용 자산은 약 16조원(지난해 말 기준)에 달한다.

정 사장은 코람코의 강점인 리츠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SK네트웍스에서 주유소 199개를 인수하기로 하고 최근 최종 계약을 맺었다. 이 중 189개는 오는 8월께 리츠로 상장할 계획이다. 상장 규모는 4000억원, 예상 배당수익률은 연 6% 정도다. 정 사장은 “주유소 부지는 입지가 좋은 데다 정유업체인 현대오일뱅크와 장기 임차계약을 해 배당 안정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투자처를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금을 모아 우량 투자처를 발굴해 투자하는 블라인드펀드도 확대할 계획이다.

정 사장은 물류와 호텔 사업에도 관심이 많다. 앞으로 온라인과 모바일 유통 시장이 확대돼 핵심 인프라인 물류센터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완성된 물류센터보다는 개발 중인 물류부지에 투자할 방침이다. 숙박시설에 대한 수요도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보고 어려움을 겪는 호텔이 있으면 저평가된 상태에서 선제 투자할 계획이다.

신탁업계가 미래 수익원으로 간주하는 도시정비사업도 강화할 방침이다. 신탁 방식 정비사업은 조합 방식보다 안정성이 높아 사업 추진이 빠른 게 장점이다. 코람코는 업계 처음으로 신탁 방식으로 경기 안양시 호계동에 있는 아파트(203가구)를 준공했다.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한 500가구 안팎의 중간 규모 단지 수주에 집중할 계획이다.

정 사장은 “사업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올해 부동산신탁, 리츠, 펀드 등 3개 분야 모두에서 양적·질적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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