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회원의 악플을 고소하려다 도리어 미래통합당 측으로부터 고발 당하게 된 배우 정준이 "대한민국이 맞나"라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20일 오전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 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정준은 "개인의 표현의 자유가 있지 않느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대통령을 좋아한다고 표현했는데 그런 걸로 악성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분들은 정준 너도 댓글 달지 않았냐며 왜 앞뒤가 다르냐고 하더라. 난 국민으로서 정치에 대한 의견을 쓴 것"이라고 밝혔다.
정준은 "깜짝 놀란 것은 미래통합당에서 날 고소했다는 것"이라며 "내가 고소를 한 것은 개인적인 생각을 침해 받고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들었기에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이 고통 받을 때 그걸 도와줘야 하는 게 정치인들 아니냐. 나를 도와줘야 하는 정치인들이 오히려 일베에서 쓴 글을 똑같이 인용해 나를 고소한다는 게 연예인을 떠나 국민으로 '이게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낙담했다.
정준은 "청문회를 할 때 국민들이 라이브로 심한 댓글을 달지 않냐. 국민들은 그럴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내게 힘을 실어주고 악플러를 처리할 수 있도록 법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반대가 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일베 악플러들에 대해 고소를 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 "미래통합당과 똑같이 보일까봐 안한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욕을 했을 때 벌을 받아야 하지만 내가 댓글을 단건 그분들이 한 일에 대해 국민으로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다는 표현이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정준은 "내가 고소한 것과 당이 고소한 것은 다르다. 통합당은 국민을 보호해야 하며 법을 만들어서 보호해야 한다. 우리 세금으로 월급을 받지 않냐. 어떻게 일베에서 했던 말을 그대로 인용해 고통스럽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미래통합당 측에 어떤 댓글을 달았냐는 질문에 정준은 설명하지 못했다.
그는 "국민을 정치적으로 끌고가서 고통을 준다는 건 잘못된 일"이라며 "정준이라는 공인이라는 신분으로 미래통합당을 욕하지 않았다. 민주주의이지 않느냐. 당이 나를 고소한다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혜롭게 판단해주셨으면 한다"고 말을 맺었다.
정준은 자신이 쓴 댓글이 일간베스트 회원을 통해 공개되고 비난을 받자 악플러들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은 정준이 당과 황교안 당대표의 기사에 꾸준히 악플을 썼다면서 정준을 비롯한 21명의 악플러들을 명예훼손 및 모욕죄로 고발하겠다고 전했다.
당은 "문제의 댓글을 단 사람이 본인임을 사실상 시인한 것이다"라면서 "유명 연예인이라고 해서 특별대우할 이유는 없다. 수차례 예고한 대로 무관용 원칙으로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준은 '오늘도 한국당 의원 머리카락은 잘려나간다' 기사에 '그래그래 잘 하고 있어 계속 자르자 자한당', '이학재 조국 퇴진 단식 농성' 기사에 'X신', '황교안, 손학규 정동영 만나 "조국 파면 위해 힘 합치자' 기사에 '퇴물들'이라고 댓글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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