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대 대형은행의 신입사원 채용규모가 15년 전에 비해 4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최근 몇 년간 급속한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일본 사회에 일손부족 현상이 심화됐지만 초저금리가 장기화하고, 다른 업종 업체와의 경쟁이 격화하면서 은행업에서 신규 채용을 실시할 여력이 지속적으로 줄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온라인 기술의 급속한 발전도 은행의 인력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으로 은행업 업황 전망이 어두워진 점도 한몫했습니다. 전통적으로 일본 청년들에게 선망의 직장이었던 대형 은행의 ‘취업문’이 점점 좁아지는 모습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UFJ은행, 미즈호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등 3대 대형은행의 신입사원 채용규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들 3대 은행은 내년 4월 입사할 신입사원의 채용규모를 총 1500명 정도로 전년 대비 10%가량 줄이기로 했습니다.
이 같은 일본 3대 은행의 채용 규모는 현재의 은행 체제가 구축된 2006년 이후 최소 수준이라고 합니다. 3대 은행이 6000명 넘게 채용했던 2007년 4월 입사 당시와 비교하면 채용규모가 4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입니다.
특히 업계 1위 미쓰비시UFJ은행은 신입 채용 규모를 20%이상 줄여 400여명선으로 잡을 예정입니다. 이 은행은 2023년까지 2017년 대비 1만명 이상의 업무량을 줄이겠다는 경영 목표도 세웠습니다. 일반적인 사무업무는 대대적으로 전산화·자동화를 도모해 행원이 점포에서 고객과 대면 접촉하던 방식을 대폭 줄이기로 한 것입니다. 점포수 감축도 빠르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본 3대 은행들은 시스템·프로그램 전문가 채용도 늘리고, 일본 사회에서 아직은 상대적으로 드문 경력직 채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연공서열식의 획일적인 인사제도에도 크게 손을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대 은행의 채용 및 인사전략이 양에서 질로 변하고 있다”고 요약했습니다. 은행업은 점점 사람이 일할 필요가 없어지는 직업이 되는 것일까요. 변화의 방향과 속도가 앞으로도 어느 정도로 진행될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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