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불안 다소 완화되겠지만…지금은 금융위기 때보다 상황 엄중"

입력 2020-03-20 17:56   수정 2020-03-21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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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6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로 시장의 불안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가는 것은 또 다른 상황”이라며 통화스와프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지금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상황이 엄중하다”며 외화 유동성 부족 사태를 막기 위한 추가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에 따른 시장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 달러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고 최근 외환시장 불안도 달러 수요가 늘어난 영향에 따른 것으로 이번 통화스와프가 시장 불안을 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통화스와프 계약 기간은 6개월이지만 1년3개월간 유지됐던 2008년 사례에 비춰보면 이번에도 상황에 따라 연장이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미국이 글로벌 금융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였다는 점을 긍정적인 대목으로 평가했다. 그는 “기축통화국의 중앙은행으로서 리더십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며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위기 진원지가 금융부문이었던 금융위기 때와 달리 지금은 코로나 충격에 따른 실물경기 위축이라는 점에서 통화스와프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 총재는 “통화스와프는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우는 게 1차 목적”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금융위기, 신용위기에 대해선 미 중앙은행이 또 다른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 충격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상황이 더 엄중하다”고 했다. 그는 “우선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을 시작으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CBO) 등 모든 수단을 준비해 상황에 맞게 써나가겠다”며 “적어도 금융기관이 유동성이 부족해 제 역할을 못하는 일은 중앙은행이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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