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부총리는 이날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는 올해 초 글로벌 경제가 ‘U자’나 ‘V자’로 반등하는 걸 생각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는 어렵고 내년에 회복되는 ‘2년 V자’ 시나리오를 예상하는 경우가 많다”고 소개했다. 이어 “앞으로 3~4년간 어렵다는 U자 시나리오도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묻자 홍 부총리는 “몇 프로다 수치를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한국의 단기외채 비율이 32%대로 2015년 이후 가장 높다는 지적에는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 이상인 것에 대해 평가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모든 국민에 기본소득 주는 건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핀란드선 기본소득 시행후 중지…스위스는 국민투표서 부결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최근 정치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재난기본소득’에 대해 “재정당국 입장에서는 재원과 효과성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며 “모든 국민에게 주는 것은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20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정치권 얘기는 전 국민에게 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모든 국민에게 나눠주는 것은 형평성과 국민적 공감대를 감안해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추가경정예산에 저소득층에 17만~22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이 1조원 반영돼 있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기본소득은 소득, 자산, 고용과 관계없이 주는 것이어서 나는 그 용어를 안 쓴다”며 “기본소득은 핀란드가 시행하다 그만뒀고 스위스는 국민투표에서 부결됐다”고 했다.
2차 추경 여부에 대해서는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이 지난 17일 통과됐다”며 “소상공인, 중소기업,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층 지원 등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면 정부가 소홀히 할 수 없어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2차 추경을 한다, 안 한다고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들이 증시에서 대거 빠져나가는 것이 1997년 외환위기와 닮았다고 하자 홍 부총리는 “중요한 것은 한국 경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라며 “글로벌 불확실성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본이동이 많다고 생각하고 국제 공조 아래서 불안 심리가 걷히면 다시 복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홍 부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죽음의 계곡’이라고 비유하며 “이번 사태가 특정 지역에 한정됐다면 쉽게 마무리될 상황이었겠지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되면서 파급 영향이 오래갈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동성 부족으로 사업을 접은 뒤엔 대책이 나와봐야 늦기 때문에 어려운 기간을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심리적 충격과 함께 입국 제한 및 국경 통제가 세계 경제의 위축을 야기 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항공업계와 외식업계 등이 죽음의 계곡을 지나려면 버틸 자금이 필요하다”며 “시중은행도 유동성이 부족할 수 있으니 한국은행이 유동성 공급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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