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만 골라 '묻지마 폭행' 30대 남성…징역 3년 선고

입력 2020-03-22 13:07   수정 2020-03-22 13:09



특별한 이유 없이 여러 여성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겸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판사 안재천)은 최근 상해 및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32)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이미 여러 차례 폭행 전과가 있었던 A 씨는 2019년 3월 서울 종로구의 한 편의점에서 피해 여성 B 씨(25·여)가 자신과 어깨를 부딪쳤다는 이유로 B 씨를 쫓아가 벽에 밀치고 주먹과 발로 폭행했다.

같은해 1월에는 경기 고양시 소재 다른 편의점에서 우동을 먹고 나가던 중 여성 아르바이트생 C 씨(23·여)가 인사를 하자 아무 이유 없이 밀쳐 넘어뜨리고 얼굴을 때렸고, 이 과정에서 자신을 말리는 D 씨(68·여)까지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에 넘겨진 A 씨는 법정에서 폭행장면이 찍힌 CCTV 영상이 버젓이 증거로 제출 됐음에도 "상해를 가하거나 폭행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범행을 부인하는가 하면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구속됐다"면서 재판부에 석방을 요청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A 씨의 이 같은 태도에 정심감정을 벌였지만 특별한 정신적 질환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에게 상해를 가한 사람이 A 씨라는 게 분명한데도 A 씨는 일관되게 피해자들을 만난 적이 없고, 사건 발생 장소에 간 적조차 없으며, 동영상에 나타난 범인이 자신과 닮긴 했지만 본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A 씨가 동종 범행으로 누범 기간 중에 있음에도 다시 죄를 저질러 유리한 양형 사유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면서 "A 씨의 폭행 이유가 '어깨를 부딪쳐서' '특별한 이유 없이' '눈이 마주쳐 기분이 안 좋아서' 등이고 피해자들이 반항할 수 없을 정도로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했다"고 실형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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