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전 3시 30분께 서울 강남경찰서 논현1파출소에 한 30대 남성이 찾아왔다. 이 남성은 파출소 앞을 청소하던 경찰관 2명에게 다가와 "좋은 곳에 써달라"며 1L짜리 소독용 에탄올 10병이 들어있는 상자를 건네고 사라졌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가운데 경찰에 기부 물품을 전달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주야간 근무에 투입되고 성난 민원인이나 주취자를 상대하는 등 감염 위험에 노출된 경찰관들에게 응원을 전하는가 하면, 현장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만큼 필요한 곳에 전해달라는 요청까지 다양하다.
경찰관들은 기부받은 물품을 주민센터, 복지시설 등으로 재차 전달하고 있다. 논현1파출소 직원들은 논의를 거쳐 기부받은 소독용 에탄올을 논현1동 주민센터에 전달했다. 통상 지구대나 파출소에 들어온 기부 물품은 관할 경찰서로 보내지만,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취약 계층에 사용되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파출소 관계자는 "시민이 경찰서에 소독용 에탄올을 기부한 사례는 처음이라 놀랍기도 하고,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22일 오후 5시께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은 서울 종로경찰서 종로2가 지구대 앞에 마스크 29장이 담긴 쇼핑백을 두고 갔다. 경찰관들은 각자 소지한 마스크 11장을 더해 총 40장을 다음날 돈의동 쪽방촌에 전달했다.
20일에는 서울 광진경찰서 구의파출소에 찾아온 30대 남성 한명이 마스크 100매가 든 상자를 놓고 갔다. 이 남성은 "일하다가 잠시 들렀다. 코로나19 때문에 고생하는 경찰관들에게 마스크를 주고 싶다"며 상자를 두고 곧장 파출소를 떠났다. 구의파출소 경찰관들은 광진구의 한 장애인 단기 거주시설에 마스크와 음료를 전달했다.
18일에도 한 노인이 서울 성동경찰서 행당파출소를 찾아 "경찰관들 쓰시라"며 마스크 28매를 기부했다. 이 마스크 역시 성동구의 한 아동복지시설로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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