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석 우리은행장(사진)은 24일 취임사에서 “빠른 시일 내에 조직을 안정시키고 앞으로의 변화와 위험에 철저히 대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 행장은 이날 오전 열린 주주총회에서 제52대 우리은행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취임식은 생략했다. 대신 영상 취임사를 통해 각오를 밝혔다.
그는 현 시점을 자동차 경기의 ‘피트인(pit-in·정비 시간)’에 빗대 설명했다. 권 행장은 “사고 없이 결승선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잠시 서킷에서 벗어나 연료를 공급받고 타이어를 교체하는 ‘피트인’이 필요하다”며 “지금부터 올바르고 빠르게 조직을 재정비한다면 기회의 시간으로 삼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올해 3대 경영방침으로 △고객 신뢰 회복 △조직 안정 △영업문화 혁신을 제시했다. 권 행장은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태에 대한 냉철한 반성과 함께 은행의 모든 제도와 시스템을 철저히 제로베이스에서 점검하고 개선하겠다”며 “어떤 경우에도 항상 고객을 최우선시하는 근본적인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직원과의 소통에도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권 행장은 “직원들의 아픈 부분을 치유해 은행원으로서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낮은 자세와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은행 발전을 위해 멸사봉공(滅私奉公)의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권 행장은 이날 곧바로 첫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코로나19 지원 현황을 보고받았다. 그는 “실적이나 핵심평가지표(KPI)보다는 당장 생업에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 고객들이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도록 신속하게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동안 우리은행장을 겸직해온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이날 행장직을 권 행장에게 공식적으로 넘겨줬다. 손 회장은 계열사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우리금융 기업가치 제고에 힘쓸 계획이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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