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지 사재기처럼 '골드바'도 품귀 현상

입력 2020-03-24 14:37   수정 2020-03-24 14:3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골드바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에 대한 투자 수요는 크게 증가한 반면 코로나19 확산에 금 제련업체들의 제품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어서다.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2주간 미국, 유럽 등지에서 투자자들은 골드바와 금으로 만든 동전 등을 싹쓸이했다. 영국 금 거래업체인 불리언바이포스트의 롭 할리데이스타인 창업자는 "이런 골드바 품귀 현상은 전례가 없었다"며 "우리는 물량이 들어오자마자 바로 팔고 있지만 지금은 마치 코로나19로 인한 '화장지 사재기' 같은 대란"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금 제련업체들이 공장 문을 닫으며 제품 공급은 더욱 줄고 있다. 발캄비, 팜프, 아르고르헤레우스 등 유럽의 대형 금 제련업체는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한 이탈리아 국경과 맞닿은 스위스 티치노에 있다. 이곳에서는 최근 지방정부가 기업들의 생산 활동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대형 금괴 등은 HSBC, JP모간 등 글로벌 은행을 통해 어느 정도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주로 구매하는 1kg 이하의 골드바는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독일 귀금속 소매업체 데구사의 마르쿠스 크랄 최고경영자(CEO)는 "골드바 수요가 이전 대비 5배 정도 늘었다"며 "수요를 맞추기 힘들어 도매시장으로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금 수요가 크게 증가하며 지난 9일에는 금 선물 가격이 트로이온스(약 31.1g)당 1700달러를 넘기며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차익 실현 매도가 나오며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1567.60달러로 마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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