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조주빈, 텔레그램으로 접근…증거 확보 위해 입금" [전문]

입력 2020-03-25 15:00   수정 2020-03-25 16:56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이 조주빈에게 협박을 당했고, 증거 확보를 위해 그가 요구했던 금품을 일부 제공했다고 밝혔다.

손석희 사장은 25일 JTBC를 통해 "조주빈이 자신은 흥신소 사장이라며 텔레그램을 통해 접근했다"며 "'손사장과 분쟁 중인 K씨가 손사장 및 그의 가족들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기 위해 행동책을 찾고 있고 이를 위해 본인에게 접근했다'고 속였다"고 밝혔다.

조주빈은 김웅 기자와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손석희 사장에게 접근, 그와 직접 대화를 나눈 것처럼 조작된 텔레그램 문자 내용을 제시했다. 조주빈이 제시한 텔레그램에는 김웅 기자가 손석희 사장이나 가족을 해치기 위해 이미 자신에게 돈을 지급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손석희 사장은 "텔레그램 내용은 매우 정교하고 치밀하게 조작돼 이를 수사하던 경찰마저도 진본인 줄 알았을 정도"라며 "한동안 불안감에 떨어야 했다"고 털어 놓았다. 더욱이 손석희 사장은 '태블릿PC' 보도 이후 지속적인 테러 위협을 받았던 만큼 조주빈의 협박에 더 민감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그와 더불어 손석희 사장은 아무리 김웅 기자와 분쟁 중이라고 하더라도, 살해 교사까지 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웠고 "사실이라면 계좌내역 등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조주빈은 금품을 요구했고, 손석희 사장은 증거 확보를 위해 이에 응했다.

손석희 사장은 "정말 혹여라도 그 누군가가 가족을 해치려 하고 있다면, 그건 조주빈 하나만 신고해선 안 될 일이었고, 그래서 근거를 가져오라고 했던 것"이라며 "물론 흥신소 사장이라고 접근한 사람이 조주빈이라는 것은 검거 후 경찰을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조주빈은 2018년 12월부터 이달까지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면서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하고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내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하고 이를 방에 유포한 혐의로 지난 17일 체포됐다. 경찰이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는 피해자가 74명, 이 가운데 미성년자는 16명이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조주빈 일당이 자신들을 신고한 여성에게 보복하기 위해 이 여성이 딸이 다니는 어린이집을 찾아가 살해 계획도 세운 혐의도 드러나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특정인에 대한 보복범죄를 의뢰받고 돈만 가로채는 등 사기행각을 벌인 추가 정황, 마약 소지·투약 여부 등 추가로 제기된 의혹도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조주빈은 이날 검찰 송치로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을 나서면서 "피해자들에게 할 말이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손석희 (JTBC) 사장님, 윤장현 (전 광주) 시장님, 김웅 기자님을 비롯해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주빈이 이름을 언급한 인물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를 입혔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조주빈이 거론한 3명의 인물에 대해선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 조사 중인 사건"이라며 "조주빈이 텔레그램에서 운영하던 '박사방' 사건과 별개의 건이며, 이 사람들이 동영상을 보거나 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주빈은 아동성착취물로 시작한 게 아니라 소소한 사기행각부터 벌였던 인물"이라며 "돈이 들어오는 구조를 알았고, 아동성착취물로 가기 전에 벌였던 여러 범죄형태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 사람이) 사기를 당한 건지, 협박을 당한 것인지 조사를 해봐야 한다"며 구체적인 피해 사실에 대해선 "아직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조씨가 운영한 박사방에서 암호화폐를 지불하고 미성년자 성 착취물 등을 시청하거나 음란물을 공유한 유료회원들에 대해서는 암호화폐 거래소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신원 특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경찰은 유료회원들도 강력하게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조주빈의 자택 압수수색으로 경찰은 범죄수익으로 추정되는 1억3000만 원 가량의 현금을 발견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의 암호화폐 지갑에 수십억원대에 이르는 금액이 있다는 분석도 나와 정확한 범죄수익을 확인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다음은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 공식입장 전문

박사방 조주빈 발언에 대한 JTBC 손석희 사장의 입장을 밝힙니다.

박사방 조주빈은 당초 손석희 사장에게 자신이 흥신소 사장이라며 텔레그램을 통해 접근했습니다. 그리고 ‘손사장과 분쟁 중인 K씨가 손사장 및 그의 가족들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기 위해 행동책을 찾고 있고 이를 위해 본인에게 접근했다’고 속였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직접 K씨와 대화를 나눈 것처럼 조작된 텔레그램 문자 내용을 제시했습니다.

조주빈이 제시한 텔레그램에는 ‘K씨가 손석희 사장이나 가족을 해치기 위해 자신에게 이미 돈을 지급했다’는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텔레그램 내용은 매우 정교하고 치밀하게 조작돼 있어서 이를 수사하던 경찰마저도 진본인 줄 알 정도였습니다. 이 때문에 한동안 손석희 사장과 가족들은 불안감에 떨었습니다. 이미 손석희 사장의 가족들은 ‘태블릿 PC’ 보도 이후 지속적인 테러 위협을 받은 바 있어 늘 민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와 별개로 손석희 사장은 아무리 K씨와 분쟁중이라도 그가 그런 일을 할 사람이라고는 믿기 어려워 ‘사실이라면 계좌내역 등 증거를 제시하라’고 했습니다. 이에 조주빈은 금품을 요구했고, 증거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손석희 사장이 이에 응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러나 조주빈은 결국 요구한 증거들을 제시하지 않고 잠적한 후 검거됐습니다.

위해를 가하려 마음먹은 사람이 K씨가 아니라도 실제로 있다면 설사 조주빈을 신고해도 또 다른 행동책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에 매우 조심스러웠고, 그래서 신고를 미루던 참이었습니다. 정말 혹여라도 그 누군가가 가족을 해치려 하고 있다면, 그건 조주빈 하나만 신고해선 안 될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근거를 가져오라고 했던 것이기도 합니다.

물론 흥신소 사장이라고 접근한 사람이 조주빈이라는 것은 검거 후 경찰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이상이 손석희 사장의 입장입니다.

JTBC는 손석희 사장과 그 가족의 입장을 이해하고 지지하며 향후 대응 역시 적극 지지할 것입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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