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한 뒤 텔레그램에 비밀방을 만들어 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의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과 이에 가담한 사람들도 무기징역까지 형량을 내릴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지현 검사(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는 2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범죄단체 조직죄'를 적용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형법 114조를 근거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서 검사는 "범죄 내용을 보면 소위 노예를 놓고 실시간 상영과 채팅을 하면서 참가자들이 여러 지시를 한다"며 "뭘 집어넣어라, 칼을 넣어라, 이런 칼로 새겨라 하는데 이것은 공동 제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료방에서는 후원금을 냈다고 하는데 이것은 제작비 펀딩으로 보고, 그럼 당연히 제작의 공범으로 볼 수 있다. 제작의 경우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조주빈을 비롯해 텔레그램 내 추종자들이 아직도 영웅 놀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절대 잡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본인이 준비한 가장 멋진 말을 무대에서 하는 것"이라며 "실제 여전히 텔레그램에 남아있는 수많은 범죄자들이 조주빈을 영웅시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이 범죄가 정말 깜짝 놀랄 초유의 사건이라고 하지만 사실 소라넷, 일베, 다크웹 등에서 이미 동일하고 유사한 범죄들이 셀 수 없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라넷 운영자 A씨는 징역 4년, 다크웹 운영자 B씨는 1심 집행유예, 2심 징역 1년6월 받고 곧 출소 예정"이라며 "이제까지 성범죄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기 때문에 죄의식 없는 자들이 바뀐 플랫폼에서 대규모로 가해자와 피해자를 양산해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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