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정치 원로'가 된 서청원(76) 우리공화당 의원과 손학규(72)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비례대표로 국회 입성을 노린다. 정치적 중량감을 갖고 있는 이들이 '꽃길'만 걸으며 국회 입성을 노리고 있어 당내에서는 '노욕'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우리공화당은 26일 4·15 총선 비례대표 후보 20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해당 명단에는 8선의 서 의원이 포함됐다. 서 의원은 2번에 이름을 올렸다. 현행 선거법상 비례대표 1번은 여성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서 의원은 사실상 맨 앞번호를 받은 것이다.
서 의원 측은 당에서 전반적인 선거 상황을 챙겨달라는 요청을 받아 비례대표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정치 원로인 서 의원이 자신의 정치생명 연장을 위한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우리공화당을 탈당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역시 서 의원의 비례대표 순번을 두고 이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공화당 관계자는 "김 전 도지사가 탈당하는 과정에서 서 의원의 비례대표 순번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내에서도 서 의원 공천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기는 했다"고 말했다.
민생당에서는 손 전 대표의 비례대표 순번이 논란이다. 서 의원과 마찬가지로 비례대표 후보 2번으로 잠정 결정됐기 때문이다. 손 전 대표는 당초 비례대표 출마에 선을 그었지만 신청 접수 마감이 끝난 이후인 25일 민생당 공천관리위원회 요청에 따라 최종적으로 공천을 신청했다.
당내에선 반대하는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비례대표로는 나서지 않겠다던 손 위원장이 자신의 입장을 뒤집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가 비례대표 명단 상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다른 후보들의 순번이 뒤로 밀려나게 된 상황이다.
특히 민주평화당·대안신당 계에서 불만이 상당하다. 민생당 관계자는 "바른미래당 당 대표를 그만두지 않고 버티던 시절이나 지금이나 같아 보인다"면서 "결국 개인적인 욕심으로 자기 정치생명 유지를 위한 길만 걷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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