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크 어게인: 논쟁의 기술》은 각기 다른 생각과 목적이 있는 사람들이 단순한 ‘언쟁’을 넘어 좋은 ‘논쟁’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월터 시넛 암스트롱 미국 듀크대 철학과 교수다.
암스트롱 교수에 따르면 잘못된 언쟁만 만연하게 된 것은 사람들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추론 방식이 정교하지 못하고 많은 허점을 내포하고 있다. 상대가 제시하는 논거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상대의 의견을 듣는 척 하더라도 편견과 무비판적인 태도를 고수한다.
논쟁의 본질도 왜곡한다. 저자는 “많은 사람이 ’논쟁을 상대와 싸워 이기는 경쟁’이라고 착각한다”며 “논쟁은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타협하고 협력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합리적이고 정당한 논쟁의 결과로 이뤄진 타협은 어느 한쪽의 패배가 아닌 공동의 승리”라며 “논쟁 후에도 양 극단의 사람들이 여전히 자신의 입장을 고수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새로운 가능성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과정이 반복돼야 세상이 한 단계씩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대를 제대로 설득시키기 위해 저자가 우선 강조하는 것은 타당성을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장에 대해 모호한 이유를 든다. 명쾌하고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모호한 설명들로 주장을 합리화하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일어난다. 지극히 주관적인 자신의 경험 또는 일부 사례만 들어 전체의 속성을 단정짓고 판단한다. 주장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 땐 상대를 인신공격하거나 권위에 호소한다.
저자는 타당성뿐 아니라 건전성을 확보하는 데도 주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건전한 주장은 모든 전제가 참인 주장을 의미한다. 가짜뉴스 등에 현혹돼 잘못된 정보를 기반으로 해서는 건전성을 확보할 수 없다. 나아가 상대의 논증을 반박하기 위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선 안 된다. 논증을 의심하는 적절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저자는 “논쟁을 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 보이지만 포기해선 안 된다”며 “논쟁의 기술은 오류도 쉽게 나타나지만 수정도 쉽다”고 주장한다. 그는 “논쟁을 위한 훈련은 사람들이 자신의 실수를 인식하는 데 도움을 준다”며 “이것이 우리가 논쟁하는 법을 열심히 배워야 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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