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탈(VC)에 올해 9500억원을 출자한다. 최대 1조원을 위탁 투자할 계획인 '코퍼레이트파트너십펀드(코파펀드)'를 포함하면 1조9500억원 규모다. 지난해 출자 규모(2조 4000억원)에 비해선 다소 줄어들었다.
27일 국민연금은 ‘2020년 국민연금기금 국내 사모투자 위탁운용사 선정계획’을 공고하고 위탁 운용사 선정 작업에 나섰다. 국민연금은 올해 PEF 분야에서 총 8000억원 이내로 5개사 이내의 위탁운용사를 선정한다. 펀드별 위탁 규모는 800억~2000억원 수준이다. 벤처펀드에는 총 1500억원 이내로 4개사를 선정하기로 했다. 펀드별 약 300억~600억원 가량의 출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펀드 규모나 특성에 따라 ’라지캡‘ ’미드캡‘ 또는 구조조정 투자를 의미하는 ’스페셜시추에이션 앤드 디스트레스드‘(SS&D) 등으로 출자 분야를 세분화했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PEF와 VC로만 구분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특정 목적을 출자 계획에 반영하기보단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위탁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의 출자 비율은 출자 약정금 총액의 50% 이하가 조건이다. 최소한 국민연금에서 출자 받은 금액 이상을 다른 투자자들로부터 매칭해야 한다는 뜻이다. 기존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가운데 펀드 약정 금액의 60% 이상 투자하지 못한 운용사는 제안이 제한된다. 국민연금이 펀드의 최대출자자로 참여하는 경우 최대출자자로서의 우대조치를 제안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에 이어 기업이 해외기업 인수합병(M&A)나 투자에 나설 때 국민연금이 1대1 매칭으로 공동펀드를 결성해 투자하는 코파펀드에 조단위 자금을 배정했다. 총 1조원 이내로 운용사 2개사를 선정한다.
전략적 투자자(SI)는 신용등급이 A-등급 이상으로, 기금의 투자원금손실 최소화 및 수익우선배분에 적합한 투자조건 및 구조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선정 조건이다. 위탁운용사가 SI의 특수관계인인 경우, 펀드 운용상 이해상충해소를 위해 공동운용사(Co-GP) 형태로 제안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오는 4월 29일까지 PEF들로부터 제안을 받을 예정이다. 심사를 거쳐 오는 6월 위탁 운용사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벤처펀드는 7월 제안서 제출 공고 후 8월께 접수를 마감, 최종 선정은 10월에 이뤄질 예정이다. 코파펀드는 프로젝트펀드인만큼 건별 심사가 이뤄진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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