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vs 카카오페이 증권업서 '한판 승부'

입력 2020-03-29 15:09   수정 2020-03-29 15:12

핀테크(금융기술) 강자인 토스와 카카오페이가 증권업에서 조만간 한판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증권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20~30대에 모바일과 비대면이라는 무기로 접근한다는 전략은 같으나 접근법엔 다소 차이가 있다. 토스증권이 개별 주식을 사고파는 ‘브로커리지’에 중점을 둔 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펀드 등 기존 금융투자상품을 중개 판매하는 역할을 첫 전략으로 택했다.

지난 18일 금융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토스증권의 설립 예비인가안을 통과시켰다. 토스는 조만간 본인가를 신청하고 연내 토스증권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1000만 명의 순수 활동자를 확보한 토스 앱과 별도로 토스증권 앱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준비법인의 채용과 서비스 기획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모바일 주식거래에서 투자자들이 느낀 불편을 해소해 고객 경험(UX)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게 토스증권의 전략이다. ‘서울 강남구 거주 40대 이상 남성’으로 수년째 국한된 주식투자를 대중화한다는 목표다.

증권가는 기존 증권사에서 한계로 지적됐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토스가 얼마나 개편할지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모바일 증권 브로커리지 앱으로 시작해 해외 주식중개, 펀드 판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2월 6일 카카오페이는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을 출범시켰다. 지난 25일까지 두 달여간 50만 명의 고객이 선불전자지급수단인 카카오페이머니를 증권예탁계좌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3000만 명의 고객을 확보한 국내 최대 핀테크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의 역량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선불전자지급수단은 현재 1인당 200만원까지만 적립할 수 있지만, 증권예탁계좌에는 이런 제한이 없다. 카카오페이는 별도 앱을 만드는 대신 기존 투자 서비스 탭 내에서 주식형 펀드 판매를 시작했다.

핀테크 플랫폼의 증권사 설립은 금융상품 개발에서 판매까지 수직계열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핀테크 업계에도 새로운 도전으로 여겨진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토스는 왜 증권사를 설립할까?’ 보고서에서 “상품 개발 역량을 높이면 단순 판매채널이 아니라 (금융상품) 디벨로퍼 역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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