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모터쇼 중 하나로 꼽히는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가 올해 행사를 취소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CNBC와 디트로이트 지역 언론 등에 따르면 북미국제오토쇼 측은 오는 6월 7~20일 열린 예정이었던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미국 연방재난관리청이 디트로이트 모터쇼 행사가 열릴 예정이었던 TCF센터를 임시 병원으로 쓰도록 결정해서다.
이날 미군 육군공병대는 미시간주 방위군과 당국 관계자 등이 디트로이트 TCF센터를 방문해 TCF센터를 임시 의료시설로 전환하는 안을 검토·평가했다고 밝혔다. 미시간주는 지금껏 공연장과 대학 기숙사 등 대형 건물 15곳에 대해 임시 의료시설 전환 평가를 벌였다.
디트로이트 모터쇼 개최까지는 두달여가 남았지만, 당국이 한 달 가량만 TCF센터를 써도 모터쇼 개최는 어렵다는 평가다. CNBC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엔 통상 수십개 자동차 기업 대형 전시관이 들어간다”며 “수백억 달러 규모 대형 디스플레이 등을 설치하는 데에만 수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자동차 업계 최대 연례 행사 중 하나다. 미국 자동차의 본고장으로 통하는 디트로이트에서 열려서다. CNBC에 따르면 디트로이트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완성차업체들은 통상 가장 중요한 신차를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다. '북미 올해의 차' 발표도 이 행사를 통해 이뤄진다. 작년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신차 30여종을 선보였다. 관람객은 약 77만4000여명이 몰렸다. 기존엔 매년 2월에 열렸지만 올해부터 6월로 개최 시기를 옮겼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올해 신차를 선보이려던 자동차 기업들은 신차 공개 무대를 잃게 됐다. 행사를 통해 열릴 예정이었던 비즈미스 미팅이 취소되면서 업체간 협업도 일부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디트로이트 지역 경제 타격도 크다. 현지언론 더디트로이트뉴스에 따르면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창출하는 지역 경제 효과는 4억3000만 달러(약 5250억원)에 달한다.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챔피언 결승전인 슈퍼볼을 두번 개최하는 것과 맞먹는 경제효과다.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코로나19 여파로 취소·연기된 네 번째 대형 자동차 박람회다. 지난달 28일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가 취소됐다. 당초 지난 5~15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미디어 행사를 불과 며칠 앞둔 시점에 취소를 발표했다. 스위스 연방회의가 1000명 이상 모이는 행사를 금지해서다. 외신들에 따르면 1905년 출범한 제네바 모터쇼가 취소된 것은 세계2차대전 이후 처음이다.
중국 베이징모터쇼(오토차이나)도 행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기존엔 지난 21일 열릴 예정이었다. 베이징모토쇼 측은 올 하반기 개최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내달 8일 개최할 예정이었던 뉴욕 국제오토쇼도 행사를 연기했다. 뉴욕 모터쇼 주최측은 올해 모터쇼 개최 일자를 8월 28일로 4개월 연기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