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구름 - 김참 (1973~)

입력 2020-03-29 17:41   수정 2020-03-30 02:31

구름, 내가 꽃향기 맡으며 계단을 내려갈 때 뒷산을 넘어가던, 구름, 내가 달리는 기차 타고 검은 터널 빠져나올 때 포도밭 위에 떠 있던, 구름, 내가 수초 사이 작은 물고기 구경할 때 저수지 잔물결 위에서 출렁이던, 구름, 내가 참외밭을 지날 때 강 건너 산자락에 걸려 있던, 구름, 미끄럼틀 타던 아이가 엄마 손 잡고 집으로 돌아갈 때 아파트 피뢰침 꼭대기에 걸려 있던, 구름, 내가 구멍 뻥뻥 뚫린 커다란 달을 보며 음악을 들을 때 밤하늘을 횡단하던, 구름

- 시집 《그녀는 내 그림 속에서 그녀의 그림을 그려요》 (문학동네)中

구름을 보고 있으면 참 재밌습니다. 잠시도 가만있지 않습니다. 새털구름, 양떼구름, 뭉게구름, 비늘구름. 이름과 모양도 가지각색입니다. 여행도, 꽃 구경도 멈춘 지금, 살면서 올려다보았던 구름을 떠올려 봅니다. 사실은 구름이 아니라 그날의 기분과 날씨 그리고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 있는 것일 테지만, 구름 같은 이불을 덮고 내일은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믿어봅니다.

주민현 시인 (2017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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