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피하고 토지 확보한 '디벨로퍼' 투자매력"-SK

입력 2020-03-30 08:39   수정 2020-03-30 08:41


정부의 규제와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변화로 건설사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낮은 가운데, 토지를 확보하고 있는 디벨로퍼(개발사업자)에 주목하라는 조언이 나왔다.

신서정 SK증권 연구원은 30일 "건설업종이 견조한 이익에도 주가는 코스피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지는 않고 있다"며 "직접 토지를 매입해 사업을 영위하는 디벨로퍼의 주가가 작년과 올해 흐름이 좋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태영건설, SK디앤디, 자이에스앤디, 아이에스동서 등 4개사는 업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들 업체들은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더라도 토지가 존재하는 한 꾸준히 먹거리를 창출해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태영건설은 민관협동사업과 매립사업, SK디앤디는 풍력과 지식산업센터 사업, 아이에스동서는 주요 광역시에서의 특화사업, 자이에스앤디는 중소형 자체개발 사업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 연구원은 태영건설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디벨로퍼들은 사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지역의 입지, 규모, 마진을 만드는 구조 등에서 시공사와는 사업구조가 다르다는 것. 디벨로퍼들은 토지확보 능력과 매입가격 협상력 그리고 분양(혹은 매각)가를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 등으로 차별화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대표적인 기업이 태영건설이라는 주장이다. 태영건설은 군부대이전사업에 특화된 국내 건설사다. 군 부대를 다른 곳으로 이전 시켜 주고, 해당 부지를 인수해 아파트나 상가를 지어 분양한다. 국내 군부대 이전 사업 영역에서 태영건설은 독보적인 실적을 가지고 있으며, 향후 군부대 이전 사업이 추가로 발주될 때 마다 수행권을 추가 수주하고 있다.

SK디앤디는 상업시설, 지식산업센터 부문에서도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데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도 강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풍력사업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부지(땅)를 효율화 하는 목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 또한 넓은 범위 내에서의 ‘디벨로핑’이라는 분석이다.

신 연구원은 "아이에스동서는 대표적인 아이디어맨"이라며 부산 내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소개했다. 아이에스동서가 현재 부산 내 동사의 보유 부지(약 500억원 투자) 인근에 케이블카 설립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만약 케이블카 인가가 나면 보유부지를 상가로 개발해 늘어나는 관광객 수요를 그대로 매출 증대에 활용할 예정이다. ‘대구 수성범어 W 프로젝트’의 경우도 독특한 아이디어라는 것. 도급 현장임에도 불구하고 자체사업장 수준의 수익성인 25~30%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자이에스앤디는 블루오션인 서울 수도권 내 중·소규모 부지를 적극 공략했다. GS건설의 '자이브랜드'를 함께 이용함으로써 독보적인 경쟁우위 환경을 조성했다. 지난해 200억에 불과했던 주택 개발 부문의 매출이 2020년 1000억, 2021년 2700억까지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는 전망이다.

신 연구원은 "4개의 업체들은 굳이 아파트가 아니더라도 ‘토지의 가치 극대화’라는 관점에서 각자의 강점을 활용하고 있다"며 "진입장벽을 구축해 놓았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의 변화에도 꾸준한 먹거리 확보와 성장성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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