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 시민 전원에 '외출금지령'…코로나 예방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시 당국이 시민 전원에 대해 외출금지 명령을 발동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외출금지령은 오늘부터 시작이며 종료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시장은 2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모든 모스크바 시민에게 30일부터 자발적 자가격리에 들어갈 것을 권고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시민들은 긴급한 의료 지원을 받기 위해서거나 가까운 거리의 상점과 약국으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러 가는 경우에만 집을 벗어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직장으로의 출근까지 막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모스크바시 당국의 이번 조치는 앞서 고령층 등에게만 적용했던 자가격리 조치를 시민 모두에게로 확대한 것이다. 모스크바시는 전염병 취약 계층의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지난 26일부터 65세 이상 고령자와 지병이 있는 사람에 대해 자가격리에 들어가도록 조치한 바 있다. 소뱌닌 시장은 이날 "(오늘 나온 새로운 조치는) 연령과 관계없이 모든 시민에게 적용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스크바시 당국은 아울러 '스마트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시민의 이동 여부를 감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스크바시가 현재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 시스템은 다만 정확히 어떤 원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소뱌닌 시장은 "일주일 안에 스마트 모니터링 시스템이 설치될 것"이라고 전했다.

모스크바시의 이번 조치는 러시아의 코로나19 감염자가 최근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최근 들어 하루 200명대 이상의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기준 누적 확진자 수가 1534명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1014명은 모스크바시와 인근 지역에서 나왔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