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역설…이동 차단에 유럽 공기 깨끗해져

입력 2020-03-30 14:11   수정 2020-03-3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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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역설적으로 유럽 주요 도시들의 대기 질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과 생산 활동이 멈추면서 오염물질 배출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프랑스 파리, 스페인 마드리드, 이탈리아 밀라노, 벨기에 브뤼셀 등 유럽 주요 도시들의 3월 대기 질이 작년 동기 대비 크게 좋아졌다"고 전했다. 유럽우주국(ESA) 인공위성이 촬영하고 비영리 유럽공중보건동맹(EPHA)이 분석한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25일까지 유럽 도시들의 이산화질소 평균 농도는 전년보다 10~40%가량 줄었다. 이산화질소는 호흡기 질환과 암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대기오염 물질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유럽 주요 국가들이 주요 도로를 폐쇄하고 공장들의 생산 활동을 멈췄기 때문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유럽 최대 발병지인 이탈리아는 지난 10일부터 전국 이동 제한령을 내렸다. 스페인은 지난 15일 비상사태를 선포한 데 이어 지난 27일 2주간 모든 경제활동을 금지할 것을 명령했다. 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봉쇄령에 동참하고 있다.

앞서 유럽환경청(EEA)은 스페인 정부가 전국 이동 금지령을 내린 직후인 지난 16~22일 수도 마드리드의 이산화질소 평균 농도가 전주보다 56%나 감소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중국 역시 봉쇄 조치를 취했던 지난 2월 한 달간 주요 도시들에서 이산화질소 오염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EPHA는 "영국은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뒤늦게 봉쇄령을 내려 이번 조사에선 대기 질 개선 효과가 드러나지 않는다"며 "향후 1~2주 내에 오염도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대기오염은 폐암, 폐 질환, 뇌졸중 등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며 "매년 40만명이 대기오염으로 인해 예상보다 빨리 사망한다"고 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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