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처는 2월 18일까지만 해도 “꽉 짜인 채용일정 때문에 시험 연기는 불가하다”며 시험을 강행할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확산하자 결국 시험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후 9급 공채를 비롯해 입법고시, 서울시 공무원, 경찰직 공무원 등 4월까지 예정된 공무원 시험이 줄줄이 취소·연기됐다. 공무원 시험뿐 아니라 공기업 필기시험 일정도 잇따라 미뤄졌다.
5·9급 공채 모두 취소·연기
인사처는 2월 29일 치러질 예정이던 5급 공채 1차 시험 연기 공고를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 올리고 수험생들에게 개별 문자로 알렸다. 인사처는 코로나19 확산 여부 등을 고려해 일정을 재조정한 뒤 4월 이후 1차 시험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공지했다.
올해 5급 공채·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370명 선발)에는 1만2595명이 지원해 평균 34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1차 시험은 전국 5대 도시(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31개 고사장에서 치러질 예정이었다. 대구에선 전체 지원자의 4.6%인 580명이 시험을 볼 예정이었다.
인사처는 3월 4일에는 9급 공채 필기시험도 연기했다. 9급 공채는 3월 28일 치러질 예정이었다. 올해 9급 공채 응시인원은 18만5203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평균 경쟁률은 37.2 대 1. 9급 공채는 전국 17개 시·도의 341곳 고사장에서 감독관만 2만3000명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9급 공채 연기에 입법고시 1차 시험, 소방·기상직 9급 공채도 연기됐다. 이달 25일 시행할 예정이던 국회 사무처 8급 공채 시험도 6월 이후로 연기했다.
경찰청도 4월 4일로 예정됐던 1차 경찰공무원 공채·전의경 경력직 채용을 연기했다. 또 이달 6~17일 실기시험을 치르기로 했던 항공조종, 25일 예정이던 외국어 번역시험도 연기됐다.
1차 채용에는 전체 5만1057명이 지원해 평균 17.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찰 공채 경쟁률이 가장 높은 지방자치단체는 경상남도로 남자 33.2 대 1, 여성경찰 30.5 대 1을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여경 경쟁률이 20.8 대 1로 남성(17.9 대 1)보다 높았다.
코레일도 연기…접수는 예정대로
공무원 시험뿐 아니라 공기업 채용 일정도 모두 연기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신입사원 채용 필기시험을 1개월 연기하기로 2월 중순 결정했다. 당초 3월 21일로 예정했던 필기시험을 한 달 뒤인 4월 25일로 미룬 것이다. 필기시험이 밀리면서 4월 중순으로 계획된 면접시험도 6월 1~4일로 순연됐다. 하지만 입사 지원서 접수는 온라인으로 기존 일정대로 진행했다.
원서접수 결과 일반 공개채용에는 4만2539명이 지원해 64.4 대 1의 필기 경쟁률을 보였다. 코레일은 이번 상반기에 사무영업 등 6개 분야에서 모두 660명을 뽑을 계획이다. 코레일은 보훈 140명, 장애인 50명 등을 포함해 올 상반기에 모두 850명을 채용한다.
부산교통공사 채용 필기시험도 시험 이틀 전에 전격 연기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부산시가 2월 21일 오후 전격 ‘시험 연기’를 발표했다.
오거돈 시장은 “발열 체크와 의심 환자 대상 별도 고사장 설치 등 많은 준비를 했으나 확진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 불가피하게 시험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시험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교통공사 시험(670명 선발)에는 2만8767명이 지원해 42.9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기안전공사도 당초 3월 1일로 예정됐던 필기시험 일정을 4월 4일로 연기했으나 코로나19가 수그러들지 않자 또 한 차례 연기했다. 공사 측은 “필기시험 날짜는 5월 16일, 면접은 5월 30일 그리고 합격자 배치는 6월 15일 이후에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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