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로 즐기는 모바일 게임, 고화질에 정확도 높아…단체 전투 끝내주네

입력 2020-04-03 17:25   수정 2020-04-04 00:03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일명 ‘크로스 플레이’가 글로벌 게임업계의 주요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같은 게임을 스마트폰, PC, 콘솔용 게임기 등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 방식이다. 전체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과 PC 게임의 비중이 높은 한국에서는 모바일 게임을 PC에서도 이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게임 ‘리니지2M’이 불씨를 댕겼다.

PC 게임 맞먹는 그래픽

이전에도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즐길 수 있었다. 게임 애호가들은 PC에서 스마트폰 앱의 구동을 도와주는 안드로이드 에뮬레이터(앱플레이어)를 활용했다. 블루스택, 녹스 등이 대표적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이 나온 초창기에는 주로 퍼즐 등 간단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주류였기 때문에 굳이 PC까지 동원할 필요가 없었다”며 “고성능 모바일 게임이 등장하면서 PC에서 보다 쾌적하게 즐기려는 수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특히 게임 내 움직이는 물체가 많고, 섬세한 조작이 필요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은 스마트폰으로 즐기기에는 한계가 있다.

국내에서는 엔씨소프트 외에도 넥슨이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게임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12월 자회사 넷게임즈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 ‘V4’의 PC 버전을 내놨다. 집에서 쓰고 있는 컴퓨터로 이들 게임을 직접 해봤다. 컴퓨터 사양은 중앙처리장치(CPU) ‘인텔 i7-7700K’, 그래픽 카드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70’, 내장 메모리 16GB(기가바이트) 등이다.

PC에서 모바일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PC용 콘텐츠를 다운받아 설치해야 한다. 해당 게임 홈페이지에서 PC 버전을 배포하고 있다. 5분 정도면 설치된다. 다음은 모바일 게임 계정과 연동해야 한다. PC 버전은 별도의 게임이 아니다. 모바일 게임을 PC로 이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콘텐츠로 이해하면 된다. 스마트폰에서 성장시킨 캐릭터를 PC에서 그대로 즐길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PC 버전의 강점은 높은 수준의 그래픽과 쉬운 조작이다. 리니지2M의 PC 버전은 최신 스마트폰에서 제공하는 해상도보다 높은 4K UHD(3840×2160)급의 풀 3차원(3D) 그래픽을 제공한다. 웬만한 PC 게임보다 그래픽 수준이 높다. 게임 이용자가 볼 수 있는 게임 배경의 크기는 두 배로 증가한다. V4 PC 버전도 화질이 풀HD 수준으로 높아지고 게임 내 시야도 넓어진다.

단체 전투에서 효과 탁월

리니지2M과 V4의 가장 큰 재미로 꼽히는 단체 전투와 괴물 사냥에서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수십 명의 이용자가 한곳에서 서로 싸우는 경우 더 정확한 공격이 가능했다. 큰 화면에서 공격할 적을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통해 이용자의 의도는 신속하게 반영된다. 스마트폰에서는 화면이 작고 손가락의 터치로 캐릭터를 조정하기 때문에 공격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장시간 게임을 이용할 때도 PC가 편하다. V4와 리니지2M에서는 ‘쟁’이라 불리는 이용자 간 전투가 매일 벌어진다. 수십 명이 편을 갈라 몇 시간씩 싸운다. 아무래도 3~4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잡고 게임하기에는 불편하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이 견디질 못한다. 발열 현상이 나타나고 스마트폰이 방전되기 쉽다. 같은 편끼리 채팅하기에도 PC가 편하다. 스마트폰에서는 가상 키보드를 띄워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화면을 절반 이상 가리게 된다. 타이핑도 어렵다.

엔씨소프트는 크로스 플레이가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고 판단해 관련 게임 플랫폼을 개발했다. 리니지2M과 같이 내놓은 PC게임 플랫폼 ‘퍼플’에 다른 모바일 게임도 적용할 계획이다. 게임을 중계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한다. 최근 다른 게임업체들도 신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면서 대부분 PC 버전을 고민하고 있다.

저사양 PC에서는 어려워

하지만 V4와 리니지2M을 PC에서 즐기기 위해서는 고성능의 PC가 필요하다. CPU는 인텔 i5 3.0㎓급 이상, 그래픽 카드는 엔비디아의 지포스 GTX9 시리즈 이상이 돼야 한다. 조립PC 기준으로 본체만 적어도 50만~60만원 정도 비용을 투자해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다. 조작 방식도 아쉽다. 모바일 방식을 변형했기 때문에 기존 PC용 MMORPG보다 불편하다. 캐릭터의 행동에도 제약이 있다. 모바일 게임에서 사라진 점프 기능이 PC에서도 없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크로스 플레이는 이제 시작 단계”라며 “화질과 조작 방법 등이 각 플랫폼에 맞게 조정된 게임들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게임업계에서는 결제 방식이 고민거리다. 게임 이용 환경은 PC지만 게임 내 결제 수수료는 구글 등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에게 지급하고 있다. 이용자의 게임 계정이 모바일 버전에 고정돼 있기 때문이다. 보통 PC 게임에서는 게임업체가 제공하는 결제 시스템만 통하면 되지만 퍼플 등에서는 구글의 결제 방식을 따라야 한다. 퍼플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30%도 구글이 챙기고 있다. 구글이 PC 버전 게임 유통 과정에서는 모바일 플랫폼만큼 특별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PC 환경에서도 수수료를 그대로 지급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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