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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은 삼국 시대에 전래된 불교 경전을 널리 보급하기 위해 시작됐으나 8세기 중엽 이후 목판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공덕을 쌓기 위한 방편으로 바뀌었다. 통일신라 시대인 745~755년에 제작된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국보 제196호)은 현존 최고(最古)의 사경 유물이다. 불교를 국교로 삼은 고려 시대에는 국가가 사경 전문 기관을 운영했을 정도로 사경에 당대의 문화적 역량이 집약됐다.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국보 제235호)처럼 금가루와 은가루로 쓴 사경이 많이 제작됐다.
사경 제작은 크게 필사, 불경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한 변상도(變相圖) 제작, 표지 장엄(장식)으로 구성된다. 국가적 차원의 사경 작업에는 다수의 전문가가 참여했지만 지금은 재료 준비와 필사, 그림 등을 한 사람이 모두 하고 있다. 금가루·은가루·아교 등의 재료 만들기, 종이 표면 처리와 마름질, 잇기, 선 긋기, 필사, 변상도 및 표지 그리기, 표면 처리 등 다양한 공정을 거쳐야 하므로 오랜 기간의 숙련이 필요하다. 서예·한문·불교 교리·회화에 두루 능통해야 하고, 오자나 탈자가 없어야 하므로 고도의 집중력과 체력을 요한다.
첫 ‘사경장’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김씨는 40여 년간 사경을 하면서 강의와 서적 간행, 전시 등을 통해 사경의 중요성을 알려온 장인이다. 전통사경체를 능숙하게 재현하고 변상도 등 그림의 필치가 세밀하고 유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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