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달착륙 프로젝트 성공 비결은 '위대한 목표 설정'

입력 2020-04-02 18:16   수정 2020-04-03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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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달에 가기로 했습니다. 그 일이 쉬워서가 아니라 어렵기 때문입니다.”

1961년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얘기를 들은 대부분 사람은 ‘실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당시 미국의 우주비행 수준은 한 명이 겨우 15분 동안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탄도비행이 가능한 정도였다. 그런데 8년 뒤 아폴로선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은 먼지로 뒤덮인 달의 표면에 발을 내디뎠다. 이 역사적인 순간을 담은 이미지는 지구로 전송됐고, 5억 명이 넘는 사람이 이를 보며 감탄했다. 그토록 불가능하게 보였던 일은 어떻게 실현될 수 있었을까. 리처드 와이즈먼 영국 하트포드셔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폴로 프로젝트의 성공 비결을 이렇게 요약한다. ‘위대한 성공을 위한 위대한 목표 설정과 위대한 노력.’

와이즈먼 교수는 《우리는 달에 가기로 했다》에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인간을 달로 보낸 아폴로 프로젝트 사례를 살펴보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비결을 심리 분석을 통해 연구한다.

NASA에선 이 프로젝트를 위해 경험이 풍부하거나 명문대를 졸업한 과학자와 엔지니어를 고용하지 않았다. 수천 명에 달하는 사람 중 그런 인물은 거의 없었다. 관제센터 직원은 대부분 평범한 노동 계급 출신이었다. 경험이 거의 없는 젊은이들이었다. 암스트롱이 달에 도착했을 당시 관제사들의 평균 나이는 26세였다.

저자는 “달 착륙 성공의 비결은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특별한 마인드셋(mindset·사고방식) 덕분이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우선 남보다 큰 스케일로 생각하고 가장 먼저 시작하려는 ‘열정’을 갖고 있었다. 유인우주센터를 방문한 케네디 대통령은 그곳에서 일하는 청소부와 마주쳤다. 그는 청소부에게 어떤 일을 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청소부는 “나는 사람을 달에 보내는 일을 돕고 있다”고 답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은 단순히 바닥을 닦거나 볼트를 조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중요한 사업에 꼭 필요한 공헌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런 생각은 ‘책임감’으로 이어졌다. 우주 비행사 켄 매팅리는 어느 날 한 기술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 기술자는 “로켓에 몇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지 잘 모른다”고 말했다. 매팅리는 걱정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기술자는 “그게 몇 개인지는 정확히 몰라도 내 앞에 있는 이 패널은 전적으로 나의 책임”이라며 “이 패널에 관한 한 프로젝트가 나 때문에 실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매팅리는 훗날 이 대화를 떠올리며 “프로젝트에 참여한 수많은 사람이 철저한 책임의식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아폴로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기 확신’도 있었다. 동시에 실패를 깨끗이 받아들이는 ‘자기 반성’도 훌륭히 해냈다. 우주에 간다는 사실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공포도 있었지만 ‘용기’도 가졌다. 또 자신의 업적을 강조하기보다 동료들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 저자가 이들과 인터뷰하는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우리’였다. 저자는 강조한다. “그들은 평범한 사람이지만 인류를 위해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달성했다. 새로운 형태의 성공이 가능하다는 증거 그 자체다. 여러분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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