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3월 19일부터 댓글 이력을 전면 공개하면서 악플(악성 댓글)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네이버 데이터랩의 댓글 통계에 따르면 댓글 이력을 공개한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일까지 보름 동안 규정 미준수로 삭제된 댓글은 1만 5236개를 기록했는데, 이는 그전 2주간 삭제된 4만 6166개의 3분의 1수준이다.
규정 미준수는 직설적인 욕설과 인격 모독 등 흔히 악플 하면 떠오르는 댓글에 해당한다.
전체 댓글 중 악플의 비율도 0.46%에서 0.20%로 절반 넘게 줄었다.
이용자가 스스로 삭제한 댓글도 72만 8881개(9.33%)로, 이전 2주(119만 4357개·12%)보다 40% 가까이 줄었다.
댓글 이력 공개 후 보름 동안 달린 댓글은 모두 781만 1630개로, 그전 2주(995만 5155개)보다 22%가량 줄었다.
날짜별로 보면 이력 공개 직후에는 전체 댓글 수가 다소 감소세를 보였으나 시간이 지나며 이전 수준으로 수렴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댓글 이력이 공개되면서 댓글러들의 민낯도 발견됐다. 한 댓글러는 하루에도 수십 개씩 댓글을 달면서 자신을 '11군번 청년', '20대 여성', '호주 시드니에 살고 있는 회계사', '중국에서 메모리칩 사업했던 사람', '연세대 재학 중인 학생' 등으로 신분을 수시로 바꿔 설명했다.
네이버 측은 '댓글 알바'의 존재 여부는 이력 공개로도 판단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기계적으로 달리는 댓글, 이른바 '매크로' 등은 인공지능(AI) 기술로 걸러낼 수 있지만, 이런 패턴이 아닐 때는 제재할 방법이나 근거가 마땅치 않다는 입장이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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