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울고 웃는 호텔

입력 2020-04-07 14:47   수정 2020-04-07 14:49

신종코로나바이러스전염병(코로나19)의 여파가 유망 투자자산으로 꼽히던 호텔·리조트에도 미치고 있다. 호텔 이용객이 줄어들면서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발생하는 한편 독립된 환경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일부 리조트는 오히려 대체 투자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보고서 ‘코로나19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국내 주요 호텔 7곳의 객실 이용률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2월부터 두 달 만에 70%에서 5%대로 떨어졌다. 그랜드 워커힐 서울은 5성급 호텔 중 처음으로 한 달간 모든 객실이 영업중단에 들어갔다.
호텔업의 저조한 실적 속에서 호텔 매매도 여의치 않아졌다. 최근 매매가 진행 중인 ‘명동티마크그랜드호텔’의 매도인인 하나대체운용은 코로나19 여파로 투자자 모집이 여의치 않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케이리츠투자운용과의 협상 기한을 한 달 여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미국 주요 도시 내 15개 호텔과 리조트를 6조 90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미래에셋그룹도 코로나19로 미국 금융시장이 유동성 경색 국면으로 흘러가면서 자금조달을 위한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의 상장을 다시 추진하는 과정에서 제주 조선호텔을 기초자산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진원창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리서치팀장은 “호텔이 리츠 기초자산으로 편입되면 코로나19로 인해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얻는 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코로나19로 오히려 가치가 급상상하고 있는 호텔·리조트도 있다. 다른 투숙객과 마주치지 않고 독립된 환경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리조트, 콘도, 글램핑 시설 등이다. 대표적인 곳은 강원도와 제주도에 있는 리조트 시설이다. 이들 지역은 낮은 인구밀도와 비교적 넓은 야외 장소가 많아 독립성이 높은 편이다. 진 팀장은 “비교적 안전한 환경을 즐길 수 있어 해외여행의 대체수단으로 주목받으면서 서울시내 주요 특급호텔들도 공용공간 이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면서 “향후 이러한 비대면 시설이나 서비스를 갖추고 있는 자산들이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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