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한 자리 수 최대주주 지분율…넥스트사이언스, 초다수결의제 도입

≪이 기사는 04월02일(11:1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골재 채취 업체 넥스트사이언스가 초다수결의제를 도입했다.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낮은 탓에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돼 있다는 판단에서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넥스트사이언스는 최근 정관 변경을 통해 초다수결의제를 도입했다. 초다수결의제는 적대적 M&A에 대한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단 중 하나다. 상업상 특별결의 요건보다 더 까다로운 결의 요건을 정관으로 규정하는 식이다. 주로 이사나 감사의 해임·선임, 이사회 교체, 정관 변경 등에 집중돼 있다. 지분 구조가 취약한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행 상법은 정관 변경에 대한 특별결의 요건으로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넥스트사이언스는 이번 정관 변경을 통해 적대적 M&A로 최대주주 변경 후 이사 해임에 관한 의결을 할 때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4분의 3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2이상으로 하도록 했다. 결의 요건을 높여 사실상 적대적 M&A가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로 바꾼 셈이다. 넥스트사이언스 관계자는 "적대적 M&A를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넥스트사이언스의 최대주주는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이다. 지난해 말 기준 3.33%의 지분을 갖고 있다. 넥스트사이언스의 초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5.74%에 불과하다.

골재 채취를 전문으로 하는 넥스트사이언스는 인천이나 태안 연근해에서 모래를 채취해 세척한 뒤 국내 건설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건설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사업 구조다. 2017년 하반기부터 건설 투자가 하향세로 돌아서고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줄면서 수요가 줄고 있다. 이 때문에 화장품과 의류 리테일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넥스트사이언스는 지난해 21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전년(-119억원)보다 순손실 폭이 커졌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