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아파트 잡자"…일부 경매법원, 문 열자마자 '마스크 행렬'

입력 2020-04-06 14:13   수정 2020-04-06 14:1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국 지방법원이 입찰 기일을 대부분 연기했다. 그럼에도 일부 법원에서 열리는 경매에는 입찰자들이 몰리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6일 발표한 ‘2020년 3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법원 휴정이 장기화되면서 3월 법원 경매는 역대 가장 적은 수치인 3876건만 입찰이 진행됐다. 진행 비율(예정건수 대비 진행건수 비율)은 25.7%로 월간 경매 사건의 진행 비율 평균 83.3% 대비 3분의 1에 불과했다.

대구와 대전, 광주, 세종은 3월에 단 한 건의 경매 사건도 진행되지 않았다. 기일 변경 처리된 경매 사건도 사상 최대치엿다. 3월 입찰 예정이던 경매 사건은 총 1만5083건이었지만, 이중 68.3%인 1만309건의 입찰 기일이 변경됐다. 지지옥션이 관련 통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2001년 이후 역대 최고 변경 비율이자 최다 변경 건수다.

하지만 일단 진행된 경매에는 인파들이 몰렸다. 입찰된 3876건 중 1364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은 35.2%, 낙찰가율은 70.1%를 기록했다. 평균응찰자 수는 전월 대비 0.3명 증가한 4.8명으로 집계됐다.

3월 3주차 이후 인천과 의정부 등 수도권 일부 법원의 입찰 법정이 열리자 입찰서를 제출하기 위한 마스크 행렬이 이어졌다. 현행 경매 제도상, 경매 물건에 입찰하기 위해서는 직접 입찰 법정에 방문해야만 한다. 다수의 인원이 한정된 공간에 모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때문에 각 법원 차원에서도 마스크 미착용 시 청사 출입을 제한하거나 방문자 체온 측정 등 예방 조치를 강화했다. 법정 내 개인 간 2m 이상 간격을 유지하도록 하거나 시간차를 두고 경매 결과를 발표하는 등 다수의 인원을 분산하기 위한 추가 조치도 시행하고 있다.

다양한 예방 조치 등으로 까다로워진 입장 절차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일대 아파트 물건에 대한 입찰 열기는 여전히 뜨거웠다. 의정부 녹양동과 민락동 소재 아파트에 각각 73명과 67명이 입찰서를 제출해 전국 최다 응찰자 수 1, 2위를 기록했다. 인천과 안산 등 수도권 비규제지역 아파트 경매에도 수십 명이 몰렸다. 또한 2·20 대책 이후 규제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수원과 용인 아파트도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감정가를 훌쩍 넘겨 낙찰되는 등 여전한 인기를 보였다.

전국 최다 응찰 물건들은 수도권 아파트에 집중됐다. 응찰자수 상위 10개의 물건이 모두 아파트였다. 경기 의정부시 녹양동 소재 아파트(전용 85㎡)가 무려 73명이 입찰서를 제출했다. 감정가(2억7000만원)의 98%인 2억6546만원에 낙찰되면서 전국 최다 응찰자 수를 기록했다. 2006년 8월 준공된 15개동 1196가구 대단지로 의정부광동고등학교 서쪽에 접해 있다.

응찰자 수 2위는 경기 의정부시 민락동 소재 아파트(60㎡)로 2회차 입찰에 67명이 입찰 경쟁을 벌여 감정가(1억8500만원)의 95%인 1억7513만원에 낙찰됐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 소재 아파트(50㎡)는 59명이 입찰서를 제출해 감정가(2억1800만원)의 113%인 2억4600만원에 낙찰됐다. 경기 평택, 안산, 시흥을 비롯해 인천과 울산, 충북 청주의 아파트에도 30명 이상의 응찰자가 몰렸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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