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사진)의 말이다. 김 이사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예방의학 전문가다. 학문 단계에 머물러 있던 국내 예방의학을 의료현장으로 끌어낸 1세대 학자로 꼽힌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오는 19일까지로 연장된 가운데 그에게 급히 생활방역에 대한 조언을 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코로나19 세계 대유행이 끝나지 않는 한 안심할 수 없다”며 “지금까지 한국만의 방식으로 대응해온 것을 잘 살려 코로나19 방역과 경제·사회 활동을 함께 하는 방법을 찾는다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이사장은 생활방역 전환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은 서양과 달리 코로나19 억제 정책을 시행한 지 3개월이 지났다”며 “억제 전략의 큰 문제는 경제적 희생을 동반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방역을 하면서 시장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폐쇄된 공간인지, 사람이 밀집했는지, 장시간 같이 있는지 등에 따라 장소를 구분해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그는 “공원에 가서 혼자 산책하는 것은 매우 안전한 장소에서 매우 안전한 일을 하는 것”이라며 “클럽에서 장시간 춤추고 노는 것은 극단적으로 위험한 일”이라고 했다. 위험한 행동은 금지하되 비교적 안전한 장소에서 안전한 활동을 하는 것은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가게가 문을 열어두고 주인과 소비자가 마스크를 쓰고 어느 정도 떨어져 거래하면 위험할 것이 없다”며 “백화점, 대형마트 등도 수칙을 지키면서 상거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침체된 관광산업도 마찬가지다. 45인승 관광버스에 15명만 탑승해 떨어져 앉도록 지침을 내놓고 관광지 안전수칙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면 관광도 일정 부분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학교 개학을 위해선 음악실 미술실 복도 등을 활용해 교실 공간을 넓게 배치하고 쉬는 시간에도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안내해야 한다. 김 이사장은 “생활방역이 성공하려면 마스크 쓰기, 손씻기, 거리두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더 철저히 지켜야 한다”며 “개학에 따른 국민 행동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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