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회의' 지연에도…사우디·러시아, 감산 합의 임박

입력 2020-04-06 17:36   수정 2020-04-07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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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생산을 놓고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조만간 감산에 합의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중동 주요 산유국과 러시아는 미국 캐나다 등도 감산에 동참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6일 미 CNBC에 따르면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국부펀드(RDIF)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와 사우디 간 감산 합의가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며 “러시아는 미국 역시 감산에 동참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나온 직후 선물시장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27.82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는 33.60달러에 손바뀜됐다. 각각 배럴당 1달러가량 상승했다. 전날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 등 ‘OPEC+’(OPEC과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 협의체)가 당초 이날 열기로 했던 화상 회의를 9일께로 늦추겠다고 발표하며 급락했던 원유 가격은 소폭 회복됐다.

OPEC+는 지난 3년여간 3~6개월 단위로 감산 합의를 갱신하는 방식으로 유가를 조절해왔다. 올초까지 OPEC+의 종전 감산량은 하루평균 210만 배럴이었다. 지난 2월 사우디 측이 “OPEC 회원국은 하루 100만 배럴, 비(非)회원국은 50만 배럴씩 더 줄이자”고 제안했으나 러시아의 반대로 합의가 결렬됐다.

중동 산유국과 러시아 등은 새 감산 합의가 성사될 경우 미국도 동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드미트리예프 CEO는 이날 “세계가 최악의 경기 침체를 겪을 것”이라며 “러시아 사우디를 비롯해 미국 등 다른 나라도 원유시장의 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메르 알갑반 이라크 석유장관도 “OPEC+에 속하지 않은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 등도 감산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일각에선 OPEC+가 미국 등을 대상으로 감산 요구를 확대하면서 최종 합의가 이뤄지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표도르 루키야노프 러시아 외교국방정책위원장은 “우리가 감산하는 틈을 타 미국이 증산하면 남 좋은 일만 하게 되는 꼴”이라고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가 감산의 반대급부로 미국에 대(對)러 경제제재 일부를 해제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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