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 이후 '디지털 르네상스' 향유하려면

입력 2020-04-06 18:15   수정 2020-04-07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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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 경제를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코로나19는 이제 우리 인간의 삶과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블랙스완’이 됐다. 14세기에도 코로나19처럼 전 유럽인을 생사의 공포로 몰아넣은 사건이 있었다. 흑사병이다. 흑사병의 충격과 공포는 중세시대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다. 신에서 인간으로 그리고 이성에 기반한 과학이 꽃피우며 르네상스를 맞이했다.

코로나19 이후 세상은 이전과 크게 달라질 것이다. 우선 기업들의 일하는 방식을 바꿔놨다. 재택·원격근무처럼 비대면 업무가 늘어나는 추세다. 협업 툴, 화상회의 솔루션이 큰 거부감 없이 업무 현장에 자리잡고 있다. 어렵게 느껴지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 정보통신기술(ICT)이다. 이 기세를 타고 ICT는 뉴노멀 시대를 이끌며 새로운 부흥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일하는 방식의 혁신은 가속화될 것이다. 현재 위기 상황에서 축적된 경험은 산업 현장을 ‘디지털 르네상스’ 시대로 인도할 수 있다. 지금부터 어떤 준비를 하는지가 중요하다.

코로나19 발병 이전에도 우리는 디지털 혁신을 추진해왔다. 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새로운 ICT가 산업 현장에 속속 자리잡고 있다. 문제점도 존재한다. 디지털 혁신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제도와의 괴리, 보안 문제 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이미 코로나19의 불안을 악용한 사이버 공격이 발생하고 있다. 되레 사이버 세상에서 블랙스완과 같은 위기 상황을 겪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그간 해온 디지털 혁신의 틀 안에서 현재 상황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기업들은 업무 연속성을 위해 다양한 툴과 솔루션을 급하게 도입하고 있다. 이들이 디지털 혁신을 위해 세워둔 정보기술(IT) 거버넌스나 보안 측면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지 살펴봐야 한다. 특히 보안 관점에서 운영정책을 어떻게 할지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

두 번째는 위기 상황일수록 사업 연속성 확보 측면에서 디지털 혁신과 운영에 투자해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 IT산업의 성장,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한 IT기업을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투자의 당위성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 구성원 모두가 디지털 혁신의 촉진자가 돼야 한다. 르네상스 시대에도 인간 이성과 과학을 중시하는 사상과 문화, 예술을 모두가 향유함으로써 부흥을 맞이했다.

코로나19가 본의 아니게 기업 구성원의 일하는 방식을 바꿔놨으니 여건은 마련됐다. 코로나19 시대의 경험이 향후 ‘디지털 르네상스’를 일으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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