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전 10패. 현대자동차 쏘나타를 상대로 한 기아자동차 K5의 역대 성적표다. 쏘나타와 K5는 한국 중형세단 양대 대표주자로 불렸지만, 판매량은 매년 쏘나타의 압승이었다.
기아차 K5가 처음 공개된 2010년에도,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차에 뽑힌 2011년에도 승자는 쏘나타였다. 2011년 K5의 국내 판매량은 8만7452대로 올라섰지만, 같은 해 쏘나타 판매량은 10만대를 훌쩍 넘었다. 탄탄한 인지도와 안정적인 택시 수요 등에 밀린 결과로 해석된다.
K5 만의 얘기가 아니다. 'K시리즈'라 불리는 기아차의 세단 라인업은 항상 현대차 세단 라인업보다 적게 팔렸다. 2010년 K7이 동급인 그랜저를 한번 누른 게 전부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엎치락뒤치락한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올해 K5가 사상 처음으로 쏘나타를 제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 1분기(1~3월) K5는 국내에서 2만590대 팔렸다. 쏘나타 판매량(1만8698대)보다 약 2000대 많다. 쏘나타와 K5는 모두 지난해 완전변경 모델이 나왔다. 신차효과 등 대형 변수가 없다는 의미다.
K5는 1분기 기준 현대차 그랜저(3만3500대)와 포터(2만4529대) 외 가장 많이 팔린 차로 기록됐다. 업계에서는 K5의 세련된 디자인이 인기 비결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K5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의 경계를 허물어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을 구현했다. 뒷쪽 트렁크 라인은 짧게, 앞쪽 후드 라인은 길게 가져가 날렵함을 강조했다.
K5는 지난해 자동차기자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올해의 디자인' 부문에서도 상을 받았다. 올해의 차 시상식이 시작된 2011년 이후 두 차례 왕좌에 오른 차종은 K5가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의 세단 라인이 최근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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