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 타격 입은 유니클로…이번엔 '구조조정 메일' 구설수

입력 2020-04-07 15:11   수정 2020-04-08 00:53

일본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유니클로의 한국법인 에프알엘코리아 대표가 실수로 구조조정 내용을 포함한 이메일을 전 직원에게 발송했다. 지난해 여름 일본 브랜드 불매운동, 10월 위안부를 연상시키는 광고로 매출이 급감하는 등 위기를 겪은 데 이어 대표의 메일 실수까지 악재가 겹쳤다.

배우진 에프알엘코리아 대표는 지난 2일 인사부문장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전 직원이 볼 수 있는 ‘전체 회신’으로 잘못 발송했다. 이메일엔 “회장님께 이사회 보고를 했고 인사 구조조정에 대해 관심이 많다. 인원 구조조정을 계획대로 문제없이 추진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메일에서 언급한 회장님이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또는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으로 추정된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이 51%, 롯데쇼핑이 49%를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에프알엘코리아에서 회장 직함을 가진 사람은 신 회장과 야나이 회장 두 명이다.

이메일이 공개되자 에프알엘코리아 내부는 발칵 뒤집혔다. 직원들은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글을 올리는 등 불안해하고 있다. 에프알엘코리아 측은 “이메일은 구조개혁의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인 실수로 잘못 발송된 것으로 인적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며 회사의 공식 입장도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메일이 발송된 후 혼란을 막고자 부서별 부서장 및 팀장을 통해 설명했으나 일부 직원에게 전달되지 못해 혼란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롯데쇼핑은 잇단 악재로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까지 겹쳐 일부 매장은 폐점하기도 했다. 롯데쇼핑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9749억원의 매출과 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간 국내 매출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진 건 5년 만이다. 2018년(1조4188억원)과 비교하면 31.3% 줄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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