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총지배인에겐 ‘여성’과 ‘최연소’라는 수식어가 동시에 따라붙는다. 창사 이래 여성 임원은 처음이다. 첫 여성 총지배인이기도 하다. 최연소 임원 타이틀까지 달았다. 대표이사를 포함한 한화호텔&리조트의 임원 21명 가운데 가장 젊다.
그가 호텔리어의 꿈을 품은 것은 대학교 졸업 전 갔던 한화그룹 채용설명회에서다. 2002년 졸업과 동시에 한화 공채를 통해 한화개발 서울프라자호텔에 입사했다. 최 총지배인은 “채용 과정에서부터 사람 간 관계를 중시하는 호텔 일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최 총지배인은 평사원부터 시작해 상무에 오르기까지 몇몇 굵직한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 2010년 호텔 전면을 재단장하는 700억원짜리 프로젝트에 실무 담당자로 참여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플라자호텔이 서울 시내 호텔 중 가장 입지가 좋은데 왜 경쟁 호텔에 매출이 밀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대대적인 개·보수를 지시했다. 회사 이미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었다. 호텔은 서울시청 맞은편에 자리잡고 있어 서울의 상징과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6개월간 호텔 문을 닫고 ‘서울의 얼굴을 바꾼다’는 각오로 호텔을 뜯어고쳤다. 호텔 고급화를 위해 455실을 400실로 줄이고 이탈리아 유명 건축 디자이너인 귀도 치옴치에게 설계를 맡겼다. 중식당을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직무를 이해하기 위해 중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최 총지배인은 인사팀 재직 때 ‘트레이닝 코스’라는 프로그램을 짰다. 호텔 현장은 직무 가짓수만 100개가 넘는다. 이를 모두 체계화해 직급별 필수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업무를 했다. 지금도 더플라자호텔 전 직원이 트레이닝 코스를 통해 경력관리를 한다. 그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한화의 해외연수 지원 제도를 통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 입학할 기회를 얻어 2년을 유학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으며 호텔업은 최악의 경영 위기를 맞고 있다. 별 다섯 개를 단 국내 특급호텔도 대부분 객실 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났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와 생활 패턴이 급격하게 바뀔 것”이라며 “지금의 불황을 코로나19 이후를 예측하는 권토중래의 기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어 “좌우명대로 어려운 일은 있어도 하지 못할 일은 없다는 각오로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