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한기평, 'AA급' 신한·산은캐피탈 신용등급 하향 조정 기준 수정

입력 2020-04-07 14:23   수정 2020-04-07 17:12

≪이 기사는 04월06일(16:3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여신전문금융사의 신용등급이 위태롭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실물 부문의 위험이 크게 증가했다는 판단에서 국내 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 기준을 구체화하고 있어서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신한·산은캐피탈의 신용등급 변동 요인을 수정했다. 가파른 외형 성장으로 자산 포트폴리오 위험이 확대된 데다 자본적정성까지 악화돼 신용도 측면에서 사업적·재무적 위험이 증가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신한·산은캐피탈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각각 AA-다.

신한캐피탈의 경우 한기평은 종전 신용등급 하향 조정 요인으로 '제반 재무지표가 저하되는 경우'라고 제시해왔다. 하지만 이번 수정 작업을 통해 '자산건전성이 저하되고 레버리지배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이 8배 이상 지속되는 경우'라고 구체화했다. 한기평은 신한캐피탈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차주의 상환능력 저하로 재무건전성이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실위험이 있는 자산에 대한 위험노출액이 적지 않다고도 판단했다.

신한캐피탈의 기업과 투자금융 관련 자산 비중은 2017년 말 70%에서 지난해 말 81%로 급증했다. 이 기간 자동차금융자산 등 우량담보자산 비중은 15%에서 7%로 빠르게 감소했다. 사업포트폴리오의 잠재적 위험이 그만큼 커졌단 의미다. 신한캐피탈의 레버리지배율은 2017년 말 7.5배였는데 지난해 말에는 8.6배까지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지만 실질적인 자본적정성 개선 효과는 크지 않았다.

하현수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신한캐피탈이 지금의 신용등급을 유지하려면 자산건전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자본적정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이번 수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기평은 산은캐피탈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 요인을 종전 '수익성 개선'에서 '유동성 개선'으로 바꿨다. 산은캐피탈의 유동성 지표가 미흡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또 신용등급 하향 조정 요인으로 '수익성 저하 지속'을 명확히 했다.

한기평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과 실물 부문의 위험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여전사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영업 정책을 채택해 자산성장세가 둔화하고 조달 여건 악화로 유동성 대응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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