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배달 시장은 코로나19 이전에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주문받은 뒤 음식을 조리해 배달하는 음식서비스의 온라인 거래 규모는 지난해 기준 9조7300억원에 달했다. 전년(5조2600억원)에 비해 84.9%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은 음식 배달시장을 더 빠르게 키우는 촉매제가 됐다.
교보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본격화한 지난달 국내 음식서비스 거래 규모가 전월 대비 20%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달 9일부터 22일까지 음식 주문 건수는 한 달 전(2월 3~16일) 대비 8.16% 증가했다.
배달 수요가 커지자 너도나도 배달에 나섰다. 심지어 편의점까지 가세했다. 편의점 CU는 이달부터 24시간 배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배달 앱 요기요를 통해 전국 5000여 곳 점포(올 1분기 기준)에서 오전 11시~오후 11시까지 배달을 하다 점포 50여 곳을 대상으로 운영 시간을 늘렸다. GS25는 지난해 요기요, 배달 대행 스타트업 ‘부릉’과 협업해 10개 점포에 도입했던 배달 서비스를 지난달 전국 1200개 점포로 확대했다. 세븐일레븐도 요기요, 부릉과 지난 2월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편의점 배달 서비스에 대한 기대는 본래 크지 않았다. 소액 구매가 대다수인 편의점 특성상 2000~3000원의 수수료를 감수할 소비자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달 CU의 하루평균 배달 서비스 이용 건수는 코로나19 사태 전(작년 11월~지난 1월)보다 73.2% 늘었다. 24시간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뒤 총 배달 건수의 40%가 밤 11시 이후 접수됐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젊은 사람뿐만 아니라 중장년층까지 온라인 주문에 익숙해지고 배달 앱이 편리하다는 걸 알았다”며 “앞으로도 온라인을 통한 소비가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오프라인 업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에 온라인 배송 시장을 주도하던 업체들과 협업하는 것이 생존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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