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는 7일 이들 6개 증권사를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렸다. 3~4개월 안에 등급을 내릴 수 있다는 뜻이다.
무디스는 현재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의 신용등급은 A3, NH투자증권은 Baa1, 삼성증권·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은 Baa2로 각각 매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자산 가격이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을 반영했다고 무디스 측은 설명했다. 무디스는 코로나19로 증권사들의 수익성·자본 적정성·자금 조달·유동성 관리 등이 일제히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증권사들이 주가연계증권(ELS)을 비롯한 자체 헤지 파생결합증권을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 2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은 약 105조원에 달한다.
무디스는 “증권사들이 파생상품 트레이딩 마진 계좌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유동성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인데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환매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헤지 거래의 손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완전판매 주장 등으로 사회적 평판까지 악화될 위험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무디스는 이들 증권사의 우발 부채 또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발 부채 대부분이 부동산과 인프라 관련 투자 자금 조달을 위한 신용보증과 관련돼 있다. 최근 크게 늘린 해외 대체투자 역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대부분 증권사는 투자를 위해 매입한 대체투자 자산을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들에게 재판매(셀다운)할 계획이었다.
김영훈 무디스 연구원은 “한국 경제 성장세 둔화로 건설 프로젝트와 관련한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 증권사들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며 “대체투자 역시 셀다운에 지장이 생기면 자산평가 손실이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했다.
무디스는 이들 증권사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부채 부담이 확대돼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 신용등급을 내릴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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