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의 싱크탱크인 트렌드전략팀을 이끄는 남성호 팀장(사진)은 8일 기자와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식품시장을 이렇게 정리했다.
주장의 근거는 다양한 메뉴를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와 과거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을 극복한 여러 국가의 사례다. 남 팀장은 “배달 메뉴는 치킨, 피자, 중식 카테고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1~2인 가구가 먹기에 양이 많아 소비자 선택을 받기 어렵다”며 “가격이 비싸도 메뉴가 많고 품질이 좋은 가정간편식(HMR) 제품이 인기를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남 팀장은 과거 위기 상황을 전후한 소비 트렌드 변화 연구를 통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그의 최근 연구 주제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의 소비 변화다. 남 팀장은 “중국은 메르스와 사스가 잠잠해진 뒤 믿고 살 수 있는 인지도 높은 브랜드 제품을 사려는 현상이 강해졌다”며 “한국 식품시장에서도 그런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트렌드전략팀은 2014년 설립된 사내 싱크탱크다. 제품 판매 추이, 글로벌 시장 동향 등 여러 빅데이터를 연구해 미래 소비를 예측한다. 19명의 팀원을 두고 있다. 식품기업 싱크탱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트렌드전략팀은 2018년 각 가정에 에어프라이어 보급이 확산될 것을 예측해 CJ제일제당에 가정간편식 제품을 신속하게 출시할 것을 건의, 시장 선점을 이끌기도 했다.
남 팀장은 “간편하게 데워먹는 RTH(ready to heat) 시장이 커지면서 에어프라이어뿐 아니라 전자레인지 조리에도 뛰어난 맛을 내는 식품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햇반, 즉석죽 등 상온 가공식품이 더 잘 팔릴 것”이라고 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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