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은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이 삼성전자의 보급형 5G폰 갤럭시A시리즈 출시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중저가 단말기가 5G 시장 확대의 구원투수가 될 것이란 셈법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다음달 40만~50만원대 중저가 5G 스마트폰인 갤럭시A51과 갤럭시A71을 국내 출시한다.
작년 말 베트남에 처음 출시된 갤럭시A51은 △4800만·1200만·500만·500만화소 후면 카메라 △4000mAh 배터리 △전면 디스플레이 내장 지문인식 센서 등의 프리미엄 사양을 포함했다. 국내에는 5G 모델로 출시된다.
갤럭시A71은 올 1월 인도네시아에 첫 선을 보였다. 6.7인치 디스플레이 퀄컴 스냅드래곤730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6400만화소 메인 카메라와 1200만화소 초광각, 500만화소 심도, 접사 등 쿼드 카메라를 장착했다.
갤럭시A51과 A71의 현지 가격은 각각 799만동(41만원), 609만9000루피아(약 52만원)다. 국내 출시될 5G 모델 가격 역시 이와 비슷한 40만~50만원대로 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2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0에 비하면 절반이 채 안 되는 가격. 최상위 기종인 갤럭시S20울트라(159만5000원) 값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작년 9월 출시된 5G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90(89만9800원)과 비교해도 약 40% 저렴하다.
이통업계는 반색하고 나섰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한파가 지속되는 5G 시장에 보급형 갤럭시A 시리즈가 훈풍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국내 5G 가입자는 지난 2월 말 기준 536만명에 그쳤다. 작년 말 500만 돌파를 점쳤던 당초 업계 예상보다 2개월 늦은 성적이다. 이통업계는 올 상반기에 누적 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지만 낙관은 우려로 바뀌었다.
5G 가입자는 상용화 첫달인 작년 4월부터 10월까지 폭증했지만 같은해 11월부터 한 자릿수 증가세로 꺾였다. 네트워크 품질 불만과 비싼 요금제·단말기 가격에 소비자가 등을 돌린 탓이다.
올 상반기 최고 기대작이던 삼성 갤럭시S20도 힘을 쓰지 못했다. 갤럭시S20의 판매량은 전작 갤럭시S10 대비 70% 내외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40만~50만원대 중저가 5G 갤럭시A 시리즈가 이같은 상황을 반전시킬 카드가 될 것으로 이통업계는 보고 있다.
이통사는 올 상반기에만 4조원을 투자해 5G 커버리지를 확충한다. 당초 2조7000억원을 계획했으나 5G 전국망 구축을 앞당기기 위해 투자금액을 절반가량 늘렸다. 5G 기지국 수는 작년 4월 초 3만5000국에서 그해 11월 말 9만7000국, 올해 2월 말 10만9000국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5G 단말기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알뜰폰 업계도 중저가 스마트폰 등장을 반기하고 있다. 알뜰폰 업계는 100만원 내외인 고가의 5G 단말기 값이 고객 모집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월 3만원대 5G 요금제를 갖추고 있어 자급제 수요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요금제가 이통사보다 저렴하지만 단말기를 싸게 살 수 없으니 그동안 알뜰폰을 찾는 5G 고객이 많지 않았다"며 "40만~50만원대 단말기가 출시되면 자급제 수요를 끌어올 수 있다. 이미 여러 알뜰폰 업체들이 월 3만~4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