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한 달 가까이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몇몇 기업 주식은 꾸준히 지분율을 높이고 있다.
주가가 저점을 찍고 1700선을 뚫고 상승하기 시작한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4거래일간 총 3조2176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외국인이지만 일부 종목은 계속 더 샀다. 펄어비스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검은사막’으로 유명한 게임업체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2일부터 단 하루(11일)만 제외하고 이 종목을 분할매수했다. 지난 2일에는 외국계 창구를 통해 매수세가 들어오며 7.5% 급등하기도 했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은 펄어비스 주식을 900억원어치 사들였다. 싱가포르국부펀드 GIC도 이 회사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펄어비스 주가가 빠른 속도로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일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성장세가 유지되면서 컨센서스에 부합할 전망”이라며 “하반기에는 외형성장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기존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일양약품도 외국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일양약품 주가는 연초 대비 55.8% 상승했다. 한국이 코로나19 대처 모범국가로 분류되면서 외국인들은 제약·바이오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이달 들어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종목은 셀트리온(727억원), CMG제약(77억원), 에스티팜(67억원), 코미팜(61억원) 등이다.
외국인들은 이 밖에 그룹 경영에 부담을 줬던 두산중공업을 떼어내는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 거론되는 두산도 계속 사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 보유 비중이 늘어난 유가증권시장 종목은 한익스프레스(2.48%→3.84%) 티탑스(5.39%→6.23%) 진양폴리(1.95%→2.68%) 등이다. 코스닥 업체 중에는 의료장비업체 인트로메딕의 외국인 지분율이 0.72%에서 2.83%로 많이 늘었다.
이어 메가엠디(0.87%→2.79%), NHN한국사이버결제(18.34%→20.06%)가 뒤를 이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게임, 제약·바이오 등 코로나19 수혜주들을 중심으로 개별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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