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8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는 4∼5개월 정도 수입이 3000억∼4000억원 떨어졌는데 지금은 한 달에만 6000억원의 여객 수입이 없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우 사장은 이날 경기 용인시 하갈동의 한진가(家) 선영에서 열린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1주기 추모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사장은 “지금 아무리 돈 많은 항공사도 6개월 서 있으면 돈이 안 돌아간다”며 “리볼빙(차환)이 어려워 정부에 신용 보강을 요청했는데 아직 정부나 은행에서 패러다임이 안 잡힌 것 같다”며 정부의 조속한 지원을 촉구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대한항공의 국제선 여객은 21만385명으로 두 달 전(173만1636명)에 비해 88% 줄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여객 매출도 10분의 1로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사장은 “미국에서는 고용 유지를 위해 항공사들에 2조달러를 지원해줬다”며 “국내 항공사들의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정부 지원이 빨리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이달 16일부터 국내 전 직원 1만9000여 명을 대상으로 순환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날 1주기 추모식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 가족을 비롯해 석태수 한진칼 대표 등 그룹 임원 90여 명이 참석했다.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불참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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