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특수은행채를 사들인다.
한은은 9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공개시장운영 단순매매 대상증권에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주택금융공사 주택저당증권(MBS)을 포함하는 내용의 '공개시장운영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한은이 특수은행채를 다시 사들이는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당시 한은은 특수은행채는 물론 은행채까지 단순매매 대상증권에 포함시킨 바 있다. 이후 다시 국채와 정부 보증채로 축소했다가 12년 만에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공개시장운영은 한은이 금융기관을 상대로 증권을 사고팔아 시중 유동성과 금리 수준에 영향을 주는 통화정책 수단이다. 이 중 단순매매는 증권을 매입하거나 매각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환수하는 효과를 영구적으로 낸다. 이에 한은은 이번 조치로 금융기관들의 자금조달이 더 쉬워지고, 조달 비용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한은이 특수은행채를 사들여 금융기관에 자금을 공급하면 특수은행들은 더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회사채 매입에 활용하면 채권시장도 안정될 수 있다.
2008년처럼 은행채를 사들이지는 않지만 MBS를 사들여 은행들의 부담도 덜어줄 전망이다. 기존의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 상품으로 대환해주는 안심전환대출로 은행들의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기존 주담대와 MBS, 두 상품 간 금리 차이로 마진이 감소해서다.
또 한은은 현행 환매조건부(RP) 매매 대상증권과 대출 적격담보증권에 예금보험공사 발행채권도 포함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오는 14일부터 시행된다. 유효기간은 내년 3월31일까지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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