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잠룡' 吳·洪·4金 살아서 돌아올까

입력 2020-04-09 17:24   수정 2020-10-16 15:57

주요 여야 ‘잠룡’들의 지역구 승부가 초접전 양상이다. 험지에 출마한 여권 ‘거물’들의 생환 여부가 아직 불투명하다. 당과 갈등을 빚었던 보수 야권 후보들도 쉽지 않은 싸움을 하고 있다. 오히려 불출마한 인사들이 원외에서 존재감을 보여주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전하는 주요 잠룡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구 수성을에 출마한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 출신인 홍준표 후보는 이인선 미래통합당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 나서는 김태호 후보도 통합당의 공천을 받은 강석진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 중이다. 야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두 후보는 험지 출마를 요구한 당 공천관리위원회와 갈등을 빚다가 통합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섰다.

서울 광진을에 출사표를 던진 오세훈 통합당 후보의 생환 역시 미지수다. ‘거물’로 분류되는 오 후보가 정치신인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밀려 원내 진입에 실패할 경우 대권후보로서 타격이 큰 것은 물론 정계 복귀 자체가 미뤄질 수도 있다.

험지 출마를 통해 유력 대권후보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는 여권 인사들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대구 수성갑 현역인 김부겸 민주당 후보는 지역구를 옮겨온 주호영 통합당 후보의 위협에 지역구 수성 여부가 불투명하다. 김영춘 후보(부산진갑)와 김두관 후보(경남 양산)도 경쟁 후보와 접전을 펼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들이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PK(부산·경남) 지역에서 승리해 돌아올 경우 거물 정치인으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지만 패배하면 대권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지역구에 출마한 거물급 중 여론조사 판세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는 인사는 서울 종로에 출마한 이낙연 민주당 후보와 강원 원주갑의 이광재 후보 정도다. ‘미니 대선’이라는 관심 속에 통합당 대표인 황교안 후보와 맞붙는 이낙연 후보는 전국 유세와 종로 표심 잡기를 병행하며 당 선거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후보 40여 명의 후원회장을 맡아 당내 세력도 결집하면서 대권 주자로서 ‘텃밭’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황 대표는 종로에서 패배하고 전국 선거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할 경우 당권부터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다.

불출마 잠룡들은 ‘몸집 키우기’

후보로 출마하지 않은 잠재적 대권주자들이 이번 총선 정국을 더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권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야권의 유승민 통합당 의원은 선거대책위원회 명단에 공식적으로 포함되진 않았지만 적극적으로 유세 지원에 나서면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호남 선거를 맡아달라는 당의 요청을 고사하고 전국권으로 움직이는 것도 대권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 의원 역시 ‘개혁 보수’ 이미지를 내세워 수도권 중심의 유세를 이어가면서 통합당의 재난지원금 공약 등에 각을 세우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중도층의 표심을 공략하는 데 성공한다면 황 대표와 차별화된 ‘경제통’ 이미지가 부각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새로운보수당 출신 후보들이 많이 당선될 경우 당권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국회 밖에서 ‘몸집 키우기’에 들어간 대권주자들도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김원이(전남 목포) 윤준병(전북 고창·정읍) 등 측근으로 분류된 후보들이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국에서 재난기본소득, 공공 배달앱 등 이슈를 선점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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