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논란 고개숙인 통합당…"한번만 기회 달라"

입력 2020-04-09 18:10   수정 2020-04-10 01:25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 소속 4·15 총선 후보들의 잇단 ‘막말’ 논란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스럽다”고 사과했다. 선거가 1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막말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

김 위원장은 회견에서 “공당의 국회의원 후보들이 결코 입에 올려선 안 되는 수준의 단어를 내뱉었다”며 “말이 적절했는지 아니었는지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의 후보들과 당 관계자들에게 각별히 언행을 조심하라고 지시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다”고 했다. 통합당에선 지난 6~7일 김대호 후보(서울 관악갑)가 ‘세대 비하’ 논란에 휩싸인 데 이어, 8일에는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가 ‘세월호 텐트 문란 행위’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통합당 지도부는 전날 김 후보를 제명했다. 차 후보에 대해서도 윤리위원회 의결을 거쳐 제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 후보는 이날 제명 결정에 반발해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김 위원장은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한) 지난 11일간 이 당의 행태가 실망스러운 적이 여러 번 있었다”고 했다. 또 “(선거를) 포기해야 하는 것인지 잠시 생각도 해봤지만, 생의 마지막 소임으로 생각해 시작한 일이고 ‘나라가 가는 방향을 되돌려 달라’는 국민 목소리가 절박해 여러분 앞에 다시 나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에 한 번만 기회를 주면 다시는 실망시키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날 회견은 당초 김 위원장이 대학(원)생 대상 ‘특별 재난 장학금’ 지급을 제안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으나, 잇따른 막말 논란으로 수도권 유권자와 중도층 표심이 이탈할 조짐을 보이자 대국민 사과를 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통합당 관계자는 “안 그래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수도권 후보들 사이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인면수심 정당”이라며 통합당에 맹공을 퍼부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국난 상황에서 야당 후보들이 ‘막말 퍼레이드’를 펼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이번 선거가 무참한 막말 선거로 변질된 책임은 전적으로 황교안 통합당 대표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황 대표가 잘못된 공천에 대해 국민에게 사죄하는 게 문제 해결의 첫 단추”라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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