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코로나에 설 자리 잃은 호텔신라·호텔롯데, 신용등급 강등 위기

입력 2020-04-09 18:44   수정 2020-04-09 18:46

≪이 기사는 04월09일(18:2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호텔신라와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이 강등 위기에 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매출이 급감하고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져서다.

한국기업평가는 9일 호텔신라와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검토 대상에 올렸다. 호텔신라와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코로나19로 주력인 호텔·면세업 영업 환경이 급격하게 악화돼 영업·재무실적 저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현재 호텔신라와 호텔롯데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각각 AA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 정부는 호텔, 백화점, 마트 등 다중시설 이용을 규제하고 있다. 또 항공편 축소와 중단, 특정 국가 입국 제한 등 출입국 관련 통제 조치도 강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호텔·면세업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면세점 매출에서 외국인 비중은 83.5%에 달한다. 이 중 80% 이상을 중국인 입국객이 맡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올 2월엔 총 입국객이 약 68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줄었다. 중국인 입국객은 73.5% 급감했다. 국내에서 외국으로 나가는 출국객 역시 60% 감소했다. 올 2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0억7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로 1월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3월 이후로는 출입국객 감소 폭과 면세점 매출 하락 폭이 더 확대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기업평가는 평소 월 매출의 40% 수준인 지금 상태가 오는 6월까지 이어지면 올해 면세업계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20% 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한다는 전제 아래서다. 월 매출 감소 폭이 커지거나 코로나19가 올 상반기 내 종료되지 않으면 매출 감소 폭은 30%를 웃돌 수 있다는 분석이다.

면세업은 특성상 임차료, 감가상각비,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있어 매출이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면 마진율이 급격하게 축소한다. 수익성이 흔들리면 현금창출능력 감소 등 전반적인 재무지표 악화로 이어진다.

호텔신라·호텔롯데는 국내외 사업 확장과 계열사 지분 취득 등으로 차입금이 증가 추세다. 지난해에는 리스회계기준 변경으로 거액의 리스부채 계상으로 차입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송수범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적절하게 통제되는 국면에 도달해도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과거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코로나19 사태의 진행 경과와 출입국객, 이용객 추이, 주력 사업의 영업이익 변화 폭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향후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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