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조선·철강도 수출 '뚝뚝'…"감산밖에 답이 없다"

입력 2020-04-12 17:35   수정 2020-04-13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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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수출 전선에 경고등이 켜졌다. 자동차뿐 아니라 화학, 조선, 철강업체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지난달 석유제품 수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감소했다. 전방산업 수요가 줄어들면서 울산 정제공장 가동률을 기존 100%에서 85% 수준으로 낮춘 결과다. 특히 항공유가 직격탄을 맞았다. 하늘길이 막힌 여파다. 전년 대비 수출액 감소폭이 70% 이상이다. 항공유는 국내 정유업체 매출에서 4분의 1을 차지하는 ‘알짜 수익원’으로 꼽힌다.

정유업계에서는 “진짜 위기는 이제부터”란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정유 제품을 찾는 수요가 사라지면서 적자를 감수한 ‘떨이 판매’도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관련 업체들이 앞다퉈 공장을 멈춰 세우는 배경이기도 하다. 현대오일뱅크도 지난 8일부터 정기보수를 앞당겨 충남 대산공장의 가동률을 기존 대비 30% 수준으로 낮췄다. GS칼텍스는 정기보수 시기를 앞당겼다.

조선업계도 수주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분기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의 수주액은 9억달러 안팎이다. 연간 수주 목표의 5.7%에 불과하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목표수주액의 5.5%와 3.6%를 채우는 데 그쳤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재도 찾는 곳이 많지 않다. 현대제철은 주요 고객인 현대·기아자동차의 해외 공장이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되면서 생산량을 줄였다. 인도 코일공장은 아예 조업을 중단했고 미국 앨라배마 강판 가공센터는 감산에 들어갔다. 포스코도 지난달 26일부터 이탈리아 베로나 소재 스테인리스 가공 공장의 가동을 멈췄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기업들을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업 대출과 보증에 5000억달러(약 606조원)를 배정한 미국과 같은 과감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 군데라도 무너지면 연관 산업이 줄줄이 타격을 받는 게 제조업의 특징”이라며 “소상공인의 사정만 다급한 게 아니다”고 했다.

이선아/최만수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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