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을 맞이한 윤종원 기업은행장(사진)은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로 경제가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연초에는 49조원을 중소기업 대출에 쓰겠다고 했지만 목표를 59조원으로 올려잡았다”고 12일 말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과 별도로 소상공인 초저금리 특별대출로 5조8000억원을 지원한다.
대규모 자금 공급에 따른 자산 건전성 악화 우려에 윤 행장은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그는 “효과적인 여신 심사와 적극적 지원으로 위기에 빠진 기업들이 버틸 수 있도록 해준다면 기업은행은 코로나 사태 이후 ‘충성 고객’을 대대적으로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1997년 위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칠 때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상공인 대출은 정부가 신용 위험을 100% 보증하고 있어 은행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윤 행장은 KPI도 추가로 손질할 방침이다. 대면 영업 현장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 3월 중순 13개 지표에서 목표치를 낮췄다. 윤 행장은 “코로나19 추이를 봐가며 현장 의견을 반영해 개선 방안을 또 내놓겠다”고 말했다.
채용 시기도 앞당기기로 했다. 윤 행장은 “최근 청년 일자리 부족 상황을 감안해 상반기 채용 규모를 늘리고 다음주에 채용 공고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신입 행원 정규직 채용규모는 지난해보다 30명 늘어난 250명으로 잡았다.
임금피크제 문제 해결을 위해 희망퇴직도 적극 추진하겠다는 게 윤 행장의 계획이다(▶본지 4월 8일자 A1, 14면 참조). 지난해 말 530명 수준이었던 기업은행 임금피크제 적용 인력은 내년 1041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윤 행장은 “지금의 희망퇴직제도는 보상수준이 너무 낮아 실효성이 없다”며 “적절한 수준으로 보상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와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행장은 “노조추천이사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사안”이라며 도입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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