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의 열쇠 중 하나는 디지털 플랫폼입니다.”
조영빈 다쏘시스템코리아 대표는 지난 10일 서울 삼성동 다쏘시스템코리아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다쏘시스템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은 코로나19 신약개발, 의료기기 생산, 협업에 고루 활용되는 소프트웨어다. 조 대표는 코로나19 극복은 물론 앞으로 발생할지 모를 감염병 사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도 디지털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쏘시스템이 생명과학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3차원(3D) 기술을 통해 물건과 자연, 사람이 모두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자는 게 회사의 지향점입니다. 과거 항공기·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에 주력해왔지만 1990년대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보폭을 넓혔습니다. 다쏘시스템의 3D 기술은 천연자원 채굴, 지진해일 등 자연재해 대응에까지 포괄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2000년대부터는 3D 기술을 생명과학에 적용해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생명과학 분야에서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어떤 일을 했습니까.
“다쏘시스템은 독보적인 3D 디자인 기술력을 갖춘 회사입니다. 여기에 생명과학 분야의 기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렸습니다. 2014년에는 생명·재료 과학 소프트웨어 기업인 엑셀리스를 인수해 약물의 작용을 컴퓨터에서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바이오비아’를 개발했습니다. 2019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인 500만 명의 임상데이터를 20년간 축적한 기업 메디데이터를 인수해 임상비용과 기간을 줄이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생명과학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들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함께 2014년부터 진행한 ‘리빙하트’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사람의 심장을 스캐닝해 3D 영상으로 재현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심장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게 생겼습니다. 리빙하트 시뮬레이터를 통해 심장 형태는 물론 혈액의 유동, 전자기장 등을 모두 가상현실에 3D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수술 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리 효과를 검증하면 수술의 성공 확률을 2~3배 높일 수 있습니다.”
▷한국 업체들의 제약 분야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한국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세계에서 물건을 가장 잘 만드는 회사가 여럿 있는 나라입니다. 아직 손에 꼽힐 만한 제약회사는 없지만 앞으로 승산은 있다고 봅니다. 훌륭한 바이오 인력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협업 플랫폼을 통해 집단지성을 모을 수 있다면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20~30대의 젊은 인력들은 중장년층보다 협업에 적극적인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다쏘시스템은 ‘3D익스피리언스 마켓플레이스’ 등 협업을 도와주는 솔루션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한국 제약회사들이 더욱 발돋움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습니다.”
▷감염병이 주기적으로 창궐하고 있습니다.
“다쏘시스템은 ‘유일하게 진화하는 것은 인간이다’라는 모토를 갖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세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다음에 비슷한 일이 발생한다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훨씬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다쏘시스템 플랫폼도 더 발전할 것입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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