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는 실제로 기민하게 움직였다. 지난달 13일 미국 내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자 멀쩡히 진행되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대회를 전격 취소했다. 얼마 안 가 5월 중순까지 예정됐던 대회를 모두 연기 또는 취소했다.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실패해 2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미국 정부보다 선제적이고도 단호한 조치를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시아와 유럽 투어가 미국의 뒤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라왔다.
눈길을 끈 건 후속 대책의 속도다. PGA는 투어를 중단한 지 보름 만에 투어 생태계 보호를 위한 경제적 지원책까지 내놨다. 페덱스컵 랭킹 150위 안에 드는 선수들에게는 최대 10만달러(약 1억2000만원)의 상금이 선지급됐다. 랭킹 150위 밖 선수들은 선수 은퇴 기금, 자선 교육펀드 등 네 가지 선수 복지 재원에서 최대 3만달러까지 대출해주기로 했다. 캐디 역시 25만달러 규모로 조성된 기금에서 생활비를 빌릴 수 있게 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도 재정 지원 검토에 들어갔다. 마이크 완 LPGA투어 커미셔너는 “선수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하고 이후 상금에서 제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59개 산하 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500만달러를 긴급 구호금으로 풀었다.
국내에선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KLPGA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투어 재개가 최우선”이라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내부에선 선수 은퇴 기금 등 곳간 자체가 없는데 곳간 문을 어떻게 여냐는 얘기도 나온다. 재정 상태가 열악한 KPGA는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KLPGA는 407억원(3월 말 기준)의 발전기금을 보유하고 있다. 한 전문 캐디는 “생계유지를 위해 대리운전이나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로 내몰리는 캐디가 많다”며 “김상열 KLPGA 회장이 이달 초 총회에서 강조한 상생이 스폰서, 미디어, 대행사들의 상생으로만 그쳐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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